김건희특검이 소환 못한 元, 종합특검 압수수색

“신체·차량 수색해 휴대폰 압수…출석 협의중”

예타통과된 고속道 노선안 尹정부때 돌연 수정

수정안 종점, 김건희 일가 필지 밀집지역 인근

최종반영 전 논란확대, 당정협의후 元 “백지화”

당시 야당에 “날파리선동”…독자적 결정 항변

수정 검토부터 백지화까지 元에 불법 의혹 수사

元 “표적사냥…특검 오해를 죄만드는 기관 아냐”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잔여사건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 일가 토지 특혜 의혹이 제기된 양평고속도로 노선 수정안 사건을 계기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국민의힘 소속)에 대한 첫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종합특검팀은 이날 “원희룡 전 장관의 신체 및 차량에 대한 수색을 통해 휴대전화를 압수했다”며 “압수수색 현장에서 출석요구서를 전달했으며 현재 출석 일자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수색 장소는 불명이며, 직권남용 혐의로 영장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원 전 장관에게 2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소환장을 수령한 관계자가 전달하지 않는 등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024년 7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지난 2024년 7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의혹은 윤석열 정부 시기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추진 관련 2023년 5월 기존 종점(경기 양평 양서면)을 강상면 방면으로 수정 검토해 불거졌다. 수정안 종점에선 불과 500m 밖부터 반경 5㎞ 이내 김건희씨 일가 소유 필지가 29곳 모여있어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양서면 종점 원안은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는데, 2023년 들어 수정 검토가 이뤄진 과정 등이 도마에 올랐다.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최종 노선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원희룡 당시 장관은 그해 7월 6일 당정협의 후 돌연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당일 그는 “민주당의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동안 국력을 낭비할 수 없어 이 정부에서 추진됐던 모든 사항 백지화한다”며 “노선 검토뿐 아니라 도로개설 사업 추진 자체를 이 시점 전면 중단한다”고 말했다. 그 이튿날 CBS라디오에선 장관 자신의 독자적 결정이라며 “(윤석열)대통령을 흠집내기 위해 (김건희)여사님을 계속 물고 들어가는 민주당의 날파리 선동 프레임”이라고 날을 세웠다.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특검팀은 원 전 장관에 대해 사업 백지화 과정이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았단 의혹, 그 결정 과정에 장관보다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3월 원 전 장관을 출국금지하고, 4월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과 국토부 및 백원국 전 차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종합특검에 앞서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국토부가 발주한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평가 용역을 감독하면서 용역업체가 김건희 일가 땅 부근인 강서면을 종점으로 둔 대안 노선이 최적이라고 결론 내리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부처 수장이던 원 전 장관의 혐의는 수사기간 내 조사하지 못했다. 당시 김건희특검은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 김 서기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원 전 장관도 피의자로 적시했지만 원 전 장관을 직접 소환하진 않았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1일 소환 통보 및 폐문부재 사실이 보도되자 “모욕주기식 언론플레이”라며 “억지부리지 말고 죄가 있다면 나를 체포해 가라”고 밝혔다.

한편 원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오전 특검이 제 휴대전화를 압수했다”며 “특별한 권한을 받은 특검이 정치적 의혹을 근거로 법에도 없는 책임을 씌우려 한다면 그건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아니라 권한의 남용이자 법치 훼손이다. 특검은 오해를 죄로 만드는 기관이 아니다. 특검의 책무는 정치적 표적 사냥이 아니라 법과 증거에 따라 공정하게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고 썼다.

그는 “특검은 국가재정법과 도로법을 적용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해당 법조문을 살펴보면 이 사안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법에 없는 책임을 사후적으로 만들어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리한 수사와 부당한 법 적용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 사법의 공정성, 법치의 원칙, 국민의 진실을 알 권리는 어떤 정권의 이해보다 앞서야 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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