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으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100)는 161.34로 전월보다 4.4% 하락했다. 2022년 12월(-6.5%)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4월 2.1% 내리며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5월에는 0.2%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중간재 중 석탄 및 석유제품(-19.0%)과 원재료 중 광산품(-11.3%)의 하락 폭이 컸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원유(-20.7%)와 나프타(-25.5%), 벙커C유(-19.2%) 등도 크게 떨어졌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6월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내려 수입물가가 전월보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7월 들어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전쟁 이전인 2월 평균 수준보다 낮아졌지만, 최근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월평균 환율도 6월보다 소폭 상승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재료와 중간재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면서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부담도 시차를 두고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6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88.90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5월까지 11개월 연속 오르다가 1년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유가 하락에 석탄 및 석유 제품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품목 별로 공산품 중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물가가 13.9% 하락했으며, 세부 품목 중에서는 경유(-15.6%), 제트유(-18.2%), 에틸렌(-19.9%) 등이 크게 내렸다.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 물가는 전월보다 4.5% 상승했으나 상승폭이 4월(16.9%), 5월(5.4%) 등에 비해 줄었다. D램(3.1%)과 플래시 메모리(11.7%) 등도 전월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이와 관련해 이 팀장은 "분기별 반도체 공급 계약이 주로 4월에 이뤄지면서 5·6월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초과 수요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3분기에 계약을 갱신할 때 다시 가격 변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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