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에 새 기회 될 듯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거세지는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견제할 카드로 한국을 지목하고 나섰다. 이 같은 제언이 미 의약품 정책에 반영될 경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5일 디지털타임스 취재 결과 ITIF는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의 바이오제약 경쟁력이 미국의 대응을 요구한다'(China's Burgeoning Biopharmaceutical Competitiveness Demands a US Response)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제언했다.
보고서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이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 등 우방국을 활용해 미국인의 중국 바이오의약품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을 선진 제조 역량과 강력한 지식재산권(IP) 보호, 검증된 의약품 생산능력울 갖춘 파트너로 지목했다.
중국은 전 세계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의약품 연구개발(R&D) 허브로 부상한 지 오래다.
2026년 기준 중국 의약품 개발 파이프라인은 7141개로 전세계의 31.1%를 차지한다. 1만1662개로 50.8%를 점유한 미국 바로 다음이다. 한국은 3위로 3259개이고 점유율은 14.2%다. 그 다음은 영국·호주·독일·프랑스·캐나다·스페인·일본 순이다.
바이오제약 R&D에 참여한 전 세계 기업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5%에 불과했으나 이후 매년 증가해 올해는 20%가까운 수준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 비중은 48%에서 41%로 낮아졌다.
또 1995년 2.7%에 그쳤던 중국의 글로벌 제약산업 생산 점유율은 2022년 17.3%로 늘었다. 2002년 145억달러였던 중국의 제약 생산량은 2024년 1870억달러로 13배 증가했다.
중국 바이오의 급성장에는 임상시험 승인 소요 기간 단축 등 제도적 지원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2015~2018년 사이 인체 임상시험 승인 소요 기간을 501일에서 87일로 단축했고, 지난해 기준 1상 임상시험 비용은 미국보다 4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중국의 전 세계 임상시험 착수 비중은 2013년 5%에서 2023년 18%로 높아졌다.
거세지는 제약·바이오 굴기에 위기감이 커진 미국은 니어쇼어링(nearshoring)·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접국과 우방국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다.
보고서는 원료의약품(API)·전구물질 제조는 멕시코와의 협력으로, 생산·혁신 다변화는 인도·한국 등 우방국과의 협력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한국은 검증된 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파트너로 언급됐다. 고부가가치·고난도 원료의약품 개발과 차세대 제조 플랫폼 공동 연구가 협력 우선 분야로 제시됐다.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의약품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는 것은 K-제약·바이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고난도 API·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핵심 공급망 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협력 기회 모색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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