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폐쇄 대신 비용 절감

생산 효율화·인력 감축으로 돌파구

노조와 정치권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공장 폐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최대 10만명 감원과 생산능력 축소 등 비용 절감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노사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공장들을 닫는 것보다 현명한 해결책이 있다"며 "작년 한해 동안만 독일 내 공장 비용을 평균 20% 절감했다. 이는 커다란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업 환경이 요즘처럼 까다롭고 위험했던 적은 없었다"며 추가적인 경영 효율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목표 5만명을 포함해 약 10만명의 감원이 필요하고 독일 내 공장 4곳도 추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같은 날 회사 내부망 공지에서 블루메 CEO는 폭스바겐의 간접비용이 경쟁사보다 약 20% 높다며 "노동비용에 변화가 없을 경우 전세계에서 약 5만개의 일자리를 줄여야 한다는 게 이론적 계산"이라고 밝혔다.

또 "엠덴, 하노버, 츠비카우, 네카어줄름 공장에서 2030년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만큼 생산 물량을 보장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1000만대에서 900만대로 줄이고 모델 라인업도 최대 50%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구조조정 방안을 둘러싼 내부 반발은 여전하다. 독일 언론들은 지난 9일 열린 감독이사회에서 직원 대표와 2대 주주인 니더작센 주정부가 경영진의 비용 절감안을 표결 끝에 부결시켰다고 전했다. 다음 감독이사회가 열리는 9월 중순까지 노사 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는 지난 2024년 합의한 3만5000명 감원과 독일 공장 2곳의 생산 중단에는 동의했지만, 이를 크게 확대하는 이번 구조조정안에는 반대하고 있다. 니더작센 주정부 역시 지역 일자리와 생산시설 유지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폭스바겐은 공장 폐쇄 대신 방산업체에 공장을 매각하거나 중국에서 생산하던 일부 모델을 독일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오스나브뤼크 공장의 라인메탈 매각은 협상이 결렬됐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과의 거래 역시 지분 10.4%를 보유한 3대 주주 카타르투자청(QIA)의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을 중재했으나 이스라엘과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가 없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카타르 도하에 정치국 사무실을 두는 등 이스라엘과 껄끄러운 관계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오픈카 대신 무기를 생산한다는 구상이 이론처럼 쉽지 않다"며 "폭스바겐이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둘러싼 싸움뿐 아니라 지정학적 격변에 얼마나 깊이 휘말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독일 폭스바겐 공장. AP=연합뉴스
독일 폭스바겐 공장. AP=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주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