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 물가, 자잘한 문제 중첩된 결과" 지적
"공정위가 담합 압박 이 정도 유지…아니면 더 높았을 것"
산지와 소비 가격 큰 차이… "기득권 저항 뚫고 개혁해야"
농협·민간 의존 탈피… "정부가 직접 지출하고 투자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물가 불안정의 핵심 원인으로 현행 유통 구조의 모순을 지목하며 고강도 개혁을 예고했다. 생산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심각한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유통 시스템에 투자하고 개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부터 중동 전쟁에 따른 비상 국정운영 대응 및 석유제품 물가 관리 대책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물가 관리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유통 구조에 구조적 문제가 꽤 있는 것 같다"며 "한두 가지 특별한 원인 때문에 물가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고 자잘한 많은 문제점이 중첩돼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물가가 제일 비싼 축에 속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그간의 물가 억제 성과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에 기댄 일시적 방어였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악착같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이나 독과점 폐해에 대해 엄청나게 압박하니 이 정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게 아니었으면 물가 상승률은 엄청 높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한 뒤 부처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는 농산물 유통 구조의 고질적인 한계도 정조준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산물 가격이 농업인들에게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유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거듭 못 박았다.
이 대통령은 "저항 때문에 쉽지 않은데 유통 구조 개혁에도 좀 신경 쓰라"며 "시장 가격과 현지 생산지 가격 간에 괴리가 너무 크고, 생산지 가격은 널뛰는 데 소비 가격은 계속 올라가기만 한다"고 꼬집었다.해결책으로는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과 투자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유통 라인에 대해 민간에 너무 과의존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농업은 전략·안보 산업으로, 시장에만 맡겨서 될 영역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금은 농협에다 거의 맡겨 놓은 상황인데, 정부가 유통구조 개선에 비용을 지출하든, 시스템에 참여해야 하지 않나"라며 "필요하면 투자도 해야 한다. 민간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농식품부와 구체적 방안을 상의하겠다고 답변하자, 이 대통령은 "그러시라. 방법을 찾아보라"며 "모두가 억울하지 않나. 그러면 안 된다"라고 덧붙이며 조속한 실무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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