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면 저항만 커져”… 실용주의 개혁 강조
복지·개혁 소홀 우려 일축 “계획대로 뚜벅뚜벅 갈 것”
‘당권 경쟁·개혁 노선’ 지지층 충돌 속 경고 메시지
‘부러진 주사기’ 비유… “설득과 공감 통한 연착륙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실리를 챙기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친 목소리로 요란하게 개혁을 외치기보다는, 철저한 설득과 정당성 확보를 통해 조용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소리를 많이 지르고 요란하게 하면 멋있을지는 몰라도, 그렇게 되면 저항 강도가 세지며 성과를 내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경제와 성장에만 치중하면서 개혁과 복지 과제를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언급은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검찰개혁 등 선명한 개혁 노선을 요구하는 지지층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는 시점에 나와 주목된다. 선명성 경쟁에 매몰되기보다 실효성 있는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개혁과 복지가 정부의 결단과 의지에 달린 문제임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과 복지는 하면 되는 일이다. 이건 정부 결단의 영역”이라며,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필요한 만큼 계속 확장을 해 나가고 있다. 우리가 계획한 대로 뚜벅뚜벅 가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개혁이 초래할 수밖에 없는 기득권의 저항을 관리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득권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을 개혁이라고 하는데, 필연적으로 저항이 있기 마련”이라며 “저항의 강도는 크고, 성과에 따르는 환호의 양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개혁이 어려운 것이고, 절차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실용성에 대한 설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개혁 세력 내에서 실용주의를 타협이나 퇴행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실용이 마치 개혁의 반대말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던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키우고, 세게 얘기하고, 삿대질을 한다고 잘 되겠나. 기분은 좋을지 몰라도 결과는 좋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개혁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과거 개인적인 ‘야매 주사’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공소 시효가 지나서 하는 얘기지만, 제가 이런 경험이 있다”고 운을 뗀 뒤, “밤늦은 시간에 피부에 뭐가 올라왔는데 병원이 다 문을 닫은 상황이었는데, 아는 선배가 약사여서 자신이 주사를 놔주겠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주사기를 찌르는 순간 제가 무서워서 힘을 줬더니 주사기가 부러지더라”며, 환자가 긴장하지 않도록 살살 달래며 주사를 놓아야 주사기가 부러지지 않고 약물이 제대로 주입된다고 설명했다.
개혁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연착륙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개혁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설득을 하고, 고통을 최소화하고, 정당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순차적이고 실효적으로 추진해 ‘어느 순간 보니 바뀌었네’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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