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보스턴에 하드웨어 조직 신설
오픈AI·메타도 휴머노이드 인재 확보전
보스턴다이나믹스 출신 빅테크행 늘어날 듯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을 벌이던 빅테크들이 이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몸'까지 직접 개발하기 위한 인재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AI 모델이라는 '두뇌' 개발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이젠 기계설계와 전자, 제조 등 하드웨어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비롯한 기존 로봇 기업들의 핵심 인재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는 최근 미국 보스턴에 새로운 하드웨어 조직과 첨단 머신숍(Machine Shop)을 구축하고 이를 이끌 핵심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모집 분야는 5축 가공 전문가, 기계공학(ME)·전기전자공학(EE) 엔지니어, 전자 조립 전문가, 시제품 제작 전문가 등 실제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인력들이다.
이는 기존 딥마인드의 전략과는 다르다. 딥마인드는 그동안 RT-2와 제미나이 로보틱스 등 로봇용 AI 모델을 개발할 당시 '로봇의 두뇌' 역할에 집중해왔다. 하드웨어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앱트로닉 등 로봇 제조사들이 담당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하드웨어 조직을 직접 꾸리고 제조 인력을 확보하면서 AI를 넘어 로봇 자체 개발 역량까지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현대차그룹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핵심 로봇 인재 확보에 나설 경우 인재 유출 및 경쟁 격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침 딥마인드가 하드웨어 조직을 구축하는 지역은 보스턴이다. 보스턴은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비롯해 MIT, 하버드, 수많은 로봇 스타트업 인재들이 모여있는 세계 최대 로봇 클러스터다.
딥마인드는 지난해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22년간 맡으며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 개발을 이끌었던 아론 손더스를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손더스 부사장이 이끄는 조직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출신 연구원과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이 잇따라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보틱스 연구담당 부사장이었던 스콧 쿠인더스마가 딥마인드에 합류했다.
빅테크가 로봇 하드웨어 경쟁에 뛰어든 것은 구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픈AI는 한동안 중단했던 로봇 개발을 다시 확대하며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센서 개발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메타 역시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이 실제 세상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빅테크들의 전략 변화는 결국 'AI는 몸이 있어야 완성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AI가 현실 세계에서 일하려면 로봇 하드웨어와 AI를 동시에 최적화해야 한다. 이에 따라 AI 연구자뿐 아니라 기계설계, 제어, 전장, 제조 전문가까지 확보하려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틀라스를 제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에 2028년 연간 3만대 생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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