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좁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서울 외곽의 10평대 소형 아파트가 매서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만성적인 전월세 매물 부족과 신축 아파트값 폭등 장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외곽 노후 단지들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비사업 훈풍이 불기 시작한 노원구와 구로구 일대는 1년 새 집값이 최대 2억원 넘게 급등하며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미미삼)의 전용 33㎡는 지난달 7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세워진 직전 최고가(7억2650만원)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6월 5억후반대~6억초반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1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5단지' 전용 31㎡ 또한 지난달 8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8억원)와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지난해 6월 실거래가(4억5500만~4억7000만원)와 비교하면 최소 2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구로구 구로동 '구로주공2차'의 전용 47㎡ 또한 지난 4월 7억6000만원에 팔리며 직전 최고가(5억7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 오른 가격에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신도림동 '미성'의 전용 37㎡는 지난달 7억1500만원(1층)에 새 주인을 찾으며 2021년 최고가(7억3000만원)에 근접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정비사업 기대감과 전월세 물건의 급감, 키 맞추기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 지역의 노후 단지들은 최근 들어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미삼은 최근 노원구가 주민 공람을 마치며 재건축 출발선에 섰으며, 앞서 2024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계주공 5단지도 한동안 사업성 부족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으나 지난해 시공사 재선정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구로주공 1·2차 또한 최근 정비계획안 공람을 마치고 올해 8월 중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성아파트도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조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외곽 지역에서 꾸준히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이왕이면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 것"이라며 "동북권은 전월세 물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정비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가격대도 10억원 이하로 접근성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5단지. [사진=안다솜 기자]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5단지. [사진=안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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