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15명 등 세계 석학·IT 리더 공동성명

“생활수준 높일 기회지만 일자리 대체 가능성 우려”

NYT “성명이 안이한 정책 당국에 경고장 날린 셈”

인공지능(AI). 연합뉴스 PG
인공지능(AI). 연합뉴스 PG

인공지능(AI)이 앞으로 인류가 경험한 산업혁명보다 더 거대한 경제·사회적 변화를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가 세계 최고 권위의 경제학자들과 정보기술(IT) 업계 리더들로부터 나왔다.

이들은 AI가 생산성과 생활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잠재력을 지녔지만, 동시에 노동시장과 사회 시스템에 전례 없는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지금부터 제도적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5명을 포함한 경제학자와 AI 연구자, 기술기업 경영진 등 약 200명이 ‘지금 행동해야만 한다’(Act Now)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향후 10년 동안 AI는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AI가 가져올 경제적 전환은 산업혁명보다 규모는 더 크고, 전개 속도는 훨씬 빠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동 성명은 AI의 양면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AI가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여 경제 성장과 생활수준 향상을 이끌 수 있는 반면, 인간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대규모 일자리 감소와 소득 양극화, 사회안전망 부담 확대 등 심각한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학자와 정책 입안자, 기술기업들이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제 질서와 제도,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기존 정책 대응 방식으로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성명은 AI 기업 앤트로픽의 경제연구원 앤톤 코리네크를 중심으로 스탠퍼드대 에릭 브린욜프손 교수, 토론토대 아제이 아그라왈 교수, 조지아공대 톰 커닝엄 교수 등이 주도했다.

특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와 사이먼 존슨, 다론 아제모을루 등 세계적 경제학자 15명이 공동 서명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비교적 신중하게 평가해 온 MIT의 아제모을루 교수까지 이번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학계에서도 AI가 가져올 변화의 규모를 이전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IT 업계에서도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잭 클라크,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오픈AI의 세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 구글의 제프 딘 수석과학자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동참했다.

NYT는 이번 공동 성명이 AI의 위험성과 경제적 충격이 여전히 사회와 정책 당국에서 충분히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공동 성명을 주도한 브린욜프손 교수는 “학계와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큰 인식의 간극이 존재한다”며 “다가오는 거대한 쓰나미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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