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수천만원 대출…금 사고 팔아 유흥비로 사용

울산지방검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지방검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휴대전화로 수천만 원을 대출받아 탕진한 10대 남매와 공범이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경찰은 남매를 제외하고 주범격인 남자친구만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남매의 공범 범행을 밝혀내 강도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울산지검 형사1부(부장 이호석)는 아버지를 약물로 무력화하고 돈을 가로챈 혐의(강도·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A양과 그의 남자친구 B군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A양의 남동생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4년 아버지(40대)가 마실 커피에 졸피뎀 등 처방받은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어 섞어 먹인 뒤 아버지가 잠든 사이 휴대전화를 가로챘다.

이후 아버지의 명의로 모바일 은행 앱에 접속해 3000만원을 대출받는 등 계좌에서 총 4000만원 상당을 빼돌렸다. 이들은 이 돈으로 즉시 금을 구입한 뒤 다시 금은방에 되팔아 현금화해 피부 관리비 등 유흥비로 전액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잠에서 깨어난 아버지가 자녀들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발각됐다.

경찰은 가출한 남매와 B군을 검거한 뒤 대출을 실행한 B군만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B군은 “A양 남매가 아버지를 재웠다”며 공모 사실을 털어놓았으나 A양이 범행을 부인하고 남동생 역시 “누나는 무관하다”고 거짓 진술을 하자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11월 전면적인 보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남매와 B군을 한자리에 모아 대질조사를 벌이며 압박하자 결국 남매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가루로 만들어 커피에 섞었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검찰 관계자는 “약물을 투약해 아버지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재산상 이익을 취한 행위는 단순 사기가 아닌 강도죄에 해당한다”며 법률 검토를 거쳐 이들에게 중형이 예상되는 강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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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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