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장중 1480원선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달러 공급(네고) 기대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영향이다. SK하이닉스와 한화오션 등 기업들이 쏟아낼 막대한 달러 물량이 외환시장의 수급 판도를 뒤흔드는 모습이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같은 시각보다 10.4원 내린 1493.0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6시 1500원 수준에서 거래된 환율은 장중 낙폭을 빠르게 키우며 오전 10시20분쯤 1489.8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1490원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최근 환율 하락세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국내 대기업발(發) '달러 공급' 기대감이다.

시장은 SK하이닉스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무려 265억달러(약 40조원) 규모에 달한다. 막대한 외화 자금이 본격적으로 원화로 환전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달러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중공업계의 매머드급 환 헤지 물량도 하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전날 한화오션은 20억달러(약 3조원) 이상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사들의 수주 호조에 따른 달러 매도 물량까지 겹치면서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 우위'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의 수급 상황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2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장중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 과정에서 달러가 원화로 환전되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출 기업들의 초대형 달러 환전 대기 물량과 외국인의 자금 흐름이 환율의 단기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코스피가 이틀 연속 급락을 딛고 반등한 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이틀 연속 급락을 딛고 반등한 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진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