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신고하면 최고액 폭탄, 미제출자는 평균치 부과로 역차별
일 잘하는 직원에게 자신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한 개인사업장 대표들이 실제 소득보다 훨씬 많은 건강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받은 개인사업장 대표는 2025년 기준 17만6022명에 달했다.
현행 건강보험법 시행령 제38조 제3항 제1호는 사업장 사용자의 월 소득이 근로자 중 최고 소득자보다 낮을 경우 최고 소득 근로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사용자의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장이 소득을 축소 신고해 보험료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대표 본인보다 많은 급여를 책정하는 사례가 늘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원래 소득 기준 부과액보다 수백만 원을 더 내야 하는 사장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실제 2025년 사례를 보면 보건업을 운영하는 A업체 대표는 월 소득이 2320만6100원으로 원래 건강보험료 월 부과액은 82만2656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장 최고 급여 근로자의 월 소득이 1억4054만5716원에 달하면서 대표의 건강보험료는 지난해 보수월액 보험료 상한액인 450만4170원까지 치솟았다.
법무서비스업을 운영하는 B업체 대표 역시 원래 월 소득은 1억2772만5740원이었으나, 최고 급여 근로자의 소득 2억3045만7675원이 적용돼 상한액인 450만4170원의 건강보험료를 물어야 했다.
보건업인 C업체 대표는 원래 월 소득이 166만6666원에 불과해 5만9083원의 보험료만 내면 됐지만, 최고 급여 근로자의 소득 9091만4811원이 적용되면서 매달 322만2930원을 부담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건보공단에 소득 자료를 통보하지 않거나 소득 확인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사장에게는 해당 사업장 근로자의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부과된다. 정직하게 소득을 신고하고 직원에게 높은 급여를 지급한 사장은 최고 소득 기준으로 보험료 폭탄을 맞는 반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장은 평균치를 적용받아 오히려 유리해지는 역차별 구조가 발생하는 셈이다.
최고 보수월액을 적용받은 사장 수는 2023년 22만7936명, 2024년 23만1726명으로 늘었다가 2025년 17만6022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소득 자료 미제출 등으로 평균 보수월액을 적용받은 사장은 2023년 7만8093명, 2024년 7만7953명, 2025년 1만8489명이었다.
김선민 의원은 “이런 건강보험료 부과 상황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 잘하는 근로자에게 본인보다 더 많은 급여를 주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의 월 소득이 근로자보다 낮은 경우라도 실제 소득에 맞게 건강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의지만 있다면 당장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법안 개정까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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