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심 판결 정면 충돌… 윤석열 1심 ‘실형’ vs 김건희 2심 ‘무죄’
‘묵시적 합의’ 두고 엇갈린 시각… 자발적 제공 vs 의사 합치
“충성” 문자 해석도 갈려… 의례적 답변 vs 공모의 결정적 정황
16일 대법원 최종 판단 주목… 오세훈 등 연루 재판 도미노 파장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 대한 하급심 법원의 판단이 정반대로 엇갈리면서 오는 16일로 예정된 김씨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김씨의 판결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다. 두 재판부의 판단이 갈려진 핵심 쟁점은 명씨가 수행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묵시적 합의’가 존재했는지 여부였다.
앞서 김씨의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고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조사 결과를 보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씨가 여론조사를 지시했다는 증거가 없고, 명씨가 과거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유사한 방식을 썼다는 점에서 부부와 협의 없는 자발적 행동일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는 이들 사이에 명백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명씨는 중앙 무대 진출을,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지율 상승과 기반 확장을 노리는 이해관계가 맞물렸다는 해석이다. 재판부는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겠다는 의사를 묵시적으로 표시함으로써 여론조사 결과 제공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순차적·묵시적으로 공모했다고 결론 내렸다.
증거로 제출된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한 해석도 완전히 엇갈렸다. 명씨가 보낸 지지율 결과에 김씨가 “충성”이라고 답한 대목을 두고, 김씨 항소심 재판부는 “의례적인 답변”이라고 판단했지만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아무런 이의 없이 여론조사를 받아들여 사전 의사 합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정황”이라고 보았다.
하급심 법원이 동일한 사안을 두고 서로 상충하는 법리 해석을 내놓으면서 오는 16일 열리는 김씨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이번 사건의 유무죄를 가르는 최종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김씨의 무죄를 확정할 경우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결과도 뒤집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와 동일하게 판단을 하게 되면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져 윤 전 대통령 부부 모두 사법처리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여기에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아보고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선고 역시 오는 22일로 예정되어 있어, 16일 대법원이 내릴 판단은 명태균발 여론조사 의혹 전체를 관통하는 사법부의 최종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권순욱 기자(kwonsw8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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