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3일 부분파업… 2000억 손실 예상
한국GM 노조도 특근 거부 등 파업카드 만지작
세계 2위 기회에도… 노봉법에 손배소도 못해
현대자동차 노조가 13일부터 사흘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임금인상뿐 아니라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고용 보장'도 핵심 안으로 내세웠다.
15일 예고된 금속노조 총파업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5곳이 원청교섭 요구를 이유로 동반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GM도 이날부터 잔업·특근 거부에 들어가면서 파업 카드를 만지작대고 있다.
반도체에 이어 한국 수출품목 2위인 자동차 산업의 노사 관계가 살얼음 판을 걷고 있다. 지난 3월 10일부터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이 시행되면서 노조 파업으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사측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도 제한된다.
몸집이 커진 노조에 기업들은 마땅한 대응방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이 10만명 감원, 공장 폐쇄, 투자 축소, 생산량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은 세계 2위 기업으로 올라설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노조 파업이 확산할 경우 기회는 물거품이 된다.
실제로 폭스바겐그룹의 올 상반기 글로벌 인도량은 412만5700대로 작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그룹과의 인도량 격차는 전년 동기 75만대에서 52만8000대로 좁혀졌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15일까지 주·야간 각 2시간,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선다.
작년 16시간 부분파업에서 7000대 생산 차질, 3000억원 손실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파업에 따른 손실은 5000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지급 등을 비롯해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완전월급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성과금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한국GM 노조도 이날부터 교섭 타결시까지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14일엔 6차 중앙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투쟁지침을 제시할 예정으로, 이번주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단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아와 르노코리아도 노사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 노조는 지난 9일 경기 광명 오토랜드에서 총력투쟁 선포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 투쟁에 돌입했다.
15일 있을 금속노조 총파업에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5개 주요 계열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총파업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하청 노조의 원청교섭 요구가 명분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4월 현대차 양재사옥 앞에서 가진 원청교섭 결의대회에서 이달 15일을 비롯해 내달 26일, 9월 3일 등 총 세 차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현대차 파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큰 형' 격인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이 다른 기업의 임단협 교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여기에 부품 계열사들도 파업에 동참하면 완제품 생산라인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하청 노조에 대해 원청교섭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최근 노조 담화문에서 "하반기 신차 출시 등 실적 턴어라운드를 모색하는 상황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실상 최선의 안을 제시했다"며 "결코 돌이킬 수 없는 파업의 길을 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장우진·임주희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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