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최근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일본은 '패싱'했다는 논란을 빚은 젠슨 황(사진)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드디어 일본을 방문합니다.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게임업체 세가(SEGA)와의 협력 기념 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황 CEO의 행보 하나하나가 각국의 산업 전략과 맞물려 있는 만큼 이번 방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3일 엔비디아 지포스 재팬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 따르면 황 CEO는 오는 15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와 세가의 파트너십 30주년 기념 게릴라 이벤트에 참석합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자사의 초고성능 AI 제품 'RTX 스파크'를 대중에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 제품은 강력한 AI 연산과 고성능 그래픽 기능을 결합한 차세대 PC용 AI 칩입니다. AI 모델·서비스 개발과 게이밍에 특화된 성능을 제공한다는 평을 받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사토미 하루노리 세가 CEO와 이리마지리 쇼이치로 전 사장, '버추어 파이터' 개발자인 스즈키 유 등이 참석합니다.

황 CEO에게 세가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 회사입니다. 그는 지난 5월 미국 카네기멜런대 졸업식 연설에서 창업 초기인 1990년대 중반 세가로부터 받았던 500만달러(약 75억3000만원) 규모의 투자 일화를 공개하며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준 은혜를 입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지요. 이번 일본 방문은 단순한 제품 발표를 넘어 '은인' 세가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담긴 일정으로도 해석됩니다.

황 CEO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 및 정부 최고위 인사들과 만나며 한국과 협력 관계 강화의 뜻을 강하게 피력하는 행보를 보였지요. 그러나 일본은 방문하지 않아 '일본 패싱' 논란이 일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두고 "엔비디아와의 협력에서 일본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고 해설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방일은 이런 우려를 일정 부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첨단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반도체 생태계 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는 2027년 2나노 공정 양산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수천억엔 규모의 추가 지원도 결정했습니다. 여기에 소프트뱅크는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확대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엔비디아를 AI 생태계의 파트너로 보고 관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는 이유입니다. 황 CEO 역시 한국의 메모리, 대만의 파운드리, 일본의 소재·장비 산업을 연결하는 동북아 AI 공급망 구축을 강조해 왔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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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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