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 전력 부족…원전·SMR 추가 배치로 돌파
태양광 ‘햇빛소득’ 현금 보상…법인 전기차 혜택 확대
“여름·겨울 빼면 전력 과잉”…낭비 막을 요금 개편
반도체 산단 용수 비상…모든 댐 ‘다목적 통합’ 운영
정부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 검토 조치를 공식화했다.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국책 사업 추진에 따른 전원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저 전원을 안정화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여부를 결정,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 고위 인사들이 11차 전기본상의 대형 원전 2기 및 SMR 1기 외에 추가 원전 건설을 시사해 온 흐름을 공식적인 검토 단계로 격상한 것이다. 올해 정기국회 전에 제출되는 12차 전기본에 해당 내용이 담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장관에 따르면 용인·호남 반도체 산단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에서 발생하는 ‘확정적 전력 수요’만 30GW(기가와트)에 달한다. 여기에 수송·난방의 전기화 전환 등 잠재적 수요까지 합산하면 2040년까지 50GW 이상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을 100GW로 확충하는 동시에 원전을 조화시키는 ‘에너지 대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및 모빌리티 활성화 대책도 대거 쏟아졌다. 가정용 태양광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 잉여 전력을 한전 공급량에서 차감하던 기존 ‘상계거래’ 방식 대신 현금 정산을 전면 도입하는 ‘개인별 햇빛소득’ 제도를 추진한다. 아울러 울릉도, 백령도, 추자도 등 87개 도서 지역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RE100) 섬’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전환 가속화를 위한 세제 및 보조금 개편도 추진된다. 법인의 차량 구매 비용 처리 연간 한도를 차등화하여 가격이 높은 전기차 선택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택시·버스 등 영업용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할 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반면 공급 위주의 정책 기조에 대항해 수요 관리가 실종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년 365일 가운데 한여름과 한겨울 빼고 360일 정도는 전기가 남는다”면서 “한여름과 한겨울을 위해 수조 원을 들여 발전소를 짓고 나머지 기간엔 발전 설비가 그냥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휴 설비에 지급되는 용량요금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직결되는 만큼 수요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 역시 공급 과잉과 요금 왜곡 현상에 공감대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피크타임 외 나머지 시간은 전력이 엄청나게 남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전력이 남는 시간대엔 싸게, 부족할 때는 비싸게 전기요금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주택용 요금이 산업용보다 낮아 구조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물가 부담이나 국민 소득 문제가 없다면 사실은 가정용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소득층 바우처 예산 확충 등과 연계한 추후 토론을 제안했다.
한편, 첨단 산업단지 가동에 필수적인 ‘물 확보’ 대책도 이날 회의의 주요 축을 이뤘다. 기후부는 용인·호남 산단에 2034년까지 하루 200만t, AIDC 등 첨단산업에 2040년까지 하루 100만t의 용수가 추가로 소요된다고 보고했다. 정부는 발전·홍수조절·농업·양수 등 용도별로 파편화된 기존 댐 체계를 통합해 모든 댐을 ‘다목적’으로 전환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광주 동복댐 증고를 통한 용량 확대, 하수처리수 재이용 및 해수담수화 사업 확대를 통해 용수 부족 사태에 선제 대응할 계획이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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