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0대 대선용 명씨 여론조사 58회 수수혐의

14회분 수수분 유죄…2792만원 이익 첫 인정

김영선 의원 공천 尹부부 약속과 개입도 인정

尹 2년형…불구속이던 명씨 1년6월 법정구속

尹 공모혐의 김건희 정치자금법 1·2심 무죄는

‘김건희 재산상 이익’ 불인정 탓…공모성 인정

재판부 “명태균 여조 위임 순차·압묵적 합의”

尹변호인 “김건희 무죄받은 사건…항소할 것”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제20대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부인 김건희씨가 여론조사 수수 공모 혐의에도 무죄를 받았던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가 윤 전 대통령 본인에 대해선 처음으로 인정됐고, 명태균씨도 실형에 처해져 주목된다. 명씨의 경우 다른 유사한 공표·비공표 선거여론조사 무상제공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6만여원 추징 명령했다. 불구속 재판받아온 명씨에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정치 브로커로 불려온 명태균씨(왼쪽)가 13일 서울중앙지법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5년 12월말 12·3 비상계엄 내란혐의 관련 사건 서울중앙지법 공판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정치 브로커로 불려온 명태균씨(왼쪽)가 13일 서울중앙지법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5년 12월말 12·3 비상계엄 내란혐의 관련 사건 서울중앙지법 공판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씨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3·9 대선을 치른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총 58회, 2억7000만원상당 여론조사를 공여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명씨도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명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58회 무상 수수·제공 혐의사실 중 14회 수수에 대해서만 유죄로, 범행에 따른 재산상 이익 총 2792만원으로 인정했다.

김건희특검과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무상 여론조사로 대선 지원을 받은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 경남 창원의창 공천을 약속했고, 장제원 당시 대통령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공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김건희는 여론조사 시기, 내용, 방식, 공표 여부 등에 관해 명태균에게 위임했고, 윤석열은 이런 내용을 전달받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며 “이로써 윤석열 부부와 명태균 사이 여론조사 제공에 관해 순차적·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첫 판시했다.

‘명태균 여론조사’에 관한 김건희씨 재판에서 공개된 문자 대화가 이날 거론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보도를 전달하며 ‘모든 능력을 다해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김건희씨가 “넵 충성”이라고 답했단 대목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정치 불신을 키워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해한다”며 “그럼에도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명태균이 여론조사를 하는 줄 몰랐다’ 등 객관적인 증거와 배치된 주장을 하고, 법원에서도 특검팀의 신문에 대해 ‘증거가 있나요? 증거 내세요’라고 되묻기도 했다”면서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명씨에 대해선 “피고인의 범행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정치자금법 취지를 훼손한다”며 “그런데도 법정에서 납득 어려운 주장을 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4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12·3 비상계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4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12·3 비상계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대가를 약속한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김건희씨는 같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바 있다. 다만 해당 재판부는 명씨가 영업활동 차원에서 김건희씨뿐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 것이며, 김건희씨가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김건희 여사 사건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는데, 사실관계가 완전히 같은 사건을 두고 일부 유죄가 나온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예고했다. 김건희특검팀은 “같은 공소사실 사건(김건희씨)에 무죄가 선고돼 많은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인데, 재판부에서 여러 주장과 증거를 세심하게 살펴 현명한 판단을 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기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