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코스피서 15% 급락

ADR-국내 본주 ‘디커플링’ 심화

코스피, 하이닉스 급락[연합뉴스]
코스피, 하이닉스 급락[연합뉴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SK하이닉스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급락하며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일대비 15.37% 내린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달 25일 기록한 사상최고치(298만7000원)에 비해 38.23% 낮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종가 기준 200만원선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6월 8일 이후 한달여 만에 처음이다.

ADR 상장을 계기로 국내 주가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상장이 현실화한 이후에는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공모가(149달러)보다 12.8% 오른 1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DS 1주가 국내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ADR 종가는 이날 국내 본주 종가보다 약 37.5% 높은 수준이다. ADS가 국내 본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역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ADR 상장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데 따른 재료 소멸과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ADR 상장에 따른 기대감이 이미 국내 시장에 다 반영됐다는 ‘재료소멸’ 인식이 강하다”며 “단기 차익을 실현한 자금들이 최근 흐름이 양호한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형태의 수급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전문가 상당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ADR 상장에 힘입어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 주가와 키 맞추기를 시도하면서 국내 본주도 주가가 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SK하이닉스는 5.5배, 마이크론이 6.8배로 마이크론이 24% 가량 할증된 가격에 거래돼 왔다”면서 ”업황과 관련 없이 ADR 상장 이벤트만으로 본주는 최소 8~18%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ADR이 상장돼 있는 대만 TSMC는 챗GPT 3.5 출시 영향으로 ADR이 급등하자 시차를 두고 국내 본주도 상승폭의 75% 가량을 따라잡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DR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의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ADR이 국내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과 국내 기업가치 상승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며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유동성에 따른 별도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가격 차가 국내 주가 상승으로좁혀질 수도 있지만 미국 시장만의 프리미엄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정 기자(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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