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번째 서킷브레이커

반도체 ‘투톱’ 급락 여파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변동성 키워

전문가들 "조정시 분할 매수" 조언

급락한 코스피. [연합뉴스]
급락한 코스피. [연합뉴스]

코스피가 13일 하루 만에 8% 넘게 급락하며 패닉 장세에 빠졌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수는 약 2개월 만에 7000선 아래로 고꾸라졌다. 종가 기준으로 역대 4번째로 낙폭이 컸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주가 오히려 지수 하락을 증폭시키는 통로가 됐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 자체의 업황 훼손은 아닌 만큼 단기적인 수급 불안과 조정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종가 기준 역대 4번째 낙폭

코스피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8.95%(669.01포인트) 폭락한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9385.59) 장중 최고가보다 무려 37.8%(2578.66포인트) 빠졌다.

종가 기준 낙폭은 669.01포인트로 역대 4번째다. 장중 변동폭은 역대 3번째로, 745.64포인트에 달했다. 코스피가 지난 5월 6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이후 이를 밑돈 것은 약 2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한 이후 25일(17거래일) 만에 7000선 밑으로 내려왔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장 기준 6118조6042억원에서 5571조3천559억원으로 줄었다.

코스피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조2193억원과 1조7047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홀로 3조8822억원 순매수했다.

지수가 장중 8% 넘게 폭락하자 오후 1시28분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7번째, 역대 13번째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을 1분간 지속할 때 20분간 시장 매매를 중단하는 조치다.

◇삼성전자 10.7%, SK하이닉스 15.4% 급락

이날 삼성전자는 10.70% 급락해 25만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도 15.37% 폭락해 200만원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 하락률은 역대 최대치다. 두 종목 종가는 직전 역대 장중 최고가 대비 각각 32%, 38% 떨어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는 공모가 대비 13% 오른 168.4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주 국내 본주 마감가(218만원) 대비 15.78% 높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날 본주는 급락했다. ADR 상장 이벤트 소멸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과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탓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급락은 ADR 상장이라는 단기 이벤트 소멸과 높아진 실적 기대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포지션 정리가 동시에 반영된 변동성 조정에 가깝다"며 "현재까지 반도체 업황이나 중장기 이익 방향성이 훼손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며 짚었다.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조정과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수급 충격 성격이 강하다는 진단이다.

◇증권가 "펀더멘털 훼손과는 무관"

코스피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탓도 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심리와 수급,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간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적인 약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실제 코스피가 급락하는 이른바 '블랙데이'가 다반사로 빚어지고 있다. 이날을 제외하고도 코스피는 6월 이후 종가 기준으로 4% 이상 등락한 것은 13거래일이나 된다. 이 중 3거래일은 하루 등락률만 8% 이상이었다.

다만, 증권가는 기술적인 약세장에 들어섰지만 반도체 업황을 뒷받침할 만한 주요 이벤트가 대기하는 만큼 단기적인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은 반등의 계기로 미국과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오는 14일 발표될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인 CPI를 통해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될 경우, 채권금리와 달러가 안정되며 증시 전반의 상승 탄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요 지지선은 7000선으로 이를 이탈할 경우 단기 과대 급락(언더슈팅) 국면에 해당한다"며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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