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신뢰 만드는 과정 필요…정부·회사·노조 대화 촉구”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정부의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 노사정 협의부터 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프로젝트 추진 속도보다 노동자 의견 수렴과 근로조건, 전력 공급 등 제반 여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7월 1일 정부와 회사, 조합이 한자리에 모이는 노사정 협의의 장을 제안드린 바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는 속도를 말하고 있지만, 그 속도를 감당해야 할 사람에 대한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주말 간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환배치와 근로조건, 처우 등을 고려할 때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 또한 두 차례에 걸친 조합과의 미팅에서 ‘경영진도 부담스러워한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일할 사람도, 투자할 회사도 확신하지 못하는 계획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전력 공급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노조는 “전영현 대표이사조차 공개석상에서 ‘원전 확대 및 전력구매계약을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현재 전력 계획에 대한 우려를 직접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이사가 공개적으로 보완을 요청해야 하는 계획이라면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일관된 기준을 요구했다. “한쪽에서는 주 4.5일제를 추진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를 이유로 주 52시간 상한을 해제하겠다고 한다”며 “반도체 산업에서 일하는 조합원과 노동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인력 역시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할 노동자”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는 해당 사안을 2027년 교섭에서 다루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에 따라 조합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 역시 교섭 대상이 된 만큼, 수만 명의 근무지와 처우가 걸린 이번 프로젝트도 조합과의 대화 위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정부에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며 “조합이 제안한 노사정 협의의 장에 응답해 주시고 건설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조급함보다는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대비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반도체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5월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5월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현 기자(ishs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상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5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