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단서 없는 악조건 속 ‘유포 과정 역추적’으로 돌파구 마련

보고받은 李대통령 “피자라도 보내라” 격려…당일 현장 배달

1조3000억대 도박사이트·성착취물 유포범 검거 등 11건에 9700만원 지급

경찰청 “국민 체감 성과 낸 공무원 발굴해 성과 중심 조직 문화 확립”

이재명 대통령, 경찰의 날 기념사.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경찰의 날 기념사. 연합뉴스

중동발 경제 위기를 빌미로 정부가 달러를 강제로 매각하게 할 것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일당을 붙잡은 경찰관들이 정부의 특별성과 포상금을 받았다.

경찰청은 지난 7일 특별성과 포상금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11건의 우수 성과를 선정해 경찰관들에게 97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1월 도입된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는 이번이 여섯 번째 지급으로, 개인 또는 팀별로 최대 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 이진형 경위 등 3명의 성과다. 이들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달러 강제매각설’ 가짜뉴스를 퍼뜨린 피의자 5명을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추적해 검찰에 송치한 공로로 1500만원의 포상금을 거머쥐었다.

수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건 초기에는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고, 허위 정보 유포와 관련한 기존 판례나 참고할 만한 수사 사례도 부족해 팀 전체가 큰 난관에 봉착했다.

돌파구는 수사 기법의 전환이었다. 이진형 경위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게시자를 특정하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허위 게시물의 생성과 확산 과정을 역추적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전환해 피의자 신원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당시 수사 상황을 설명했다.

이 같은 수사 성과는 청와대까지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사태 관련 허위·조작정보 대응 성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피자라도 보내라”며 수사팀을 격려했고, 실제로 당일 오후 수사팀 사무실에 대통령 명의의 피자가 배달됐다. 수사관들은 “반신반의했지만, 대통령 명의의 피자가 그날 오후 사무실에 도착했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며 소회를 전했다.

이번 포상에서는 가짜뉴스 수사팀 외에도 대형 민생 범죄를 척결한 유공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1조3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원 63명(5명 구속)을 무더기로 검거한 경남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소속 경찰관 3명과, 판돈 33억원의 도박 사이트를 단 3주간 운영하다 꼬리가 잡힌 일당 23명(3명 구속)을 붙잡은 울산청 범죄예방대응과 박재한 경위 등 3명에게 각각 700만원의 포상금이 돌아갔다.

또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 유해 영상 12만여 개를 인터넷에 게시하고 유포한 피의자 2명을 구속한 전남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박성준 경위 등 3명은 1200만원을 받았다.

이 외에도 사법 정의와 민생 치안을 확립한 다양한 사례들이 포상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돈을 받고 보복을 대행한 범죄 조직을 소탕한 인천청 광역범죄수사대 강장원 경감 팀이 1000만원, 현장 경찰관들을 시달리게 한 특이·반발 민원을 원만하게 해결한 경찰청 감사담당관 황선호 행정관 팀이 1000만원을 받았다. 세금을 내지 않고 대포차를 불법 매매해 온 업자들을 검거한 경남청 교통과 진재원 경감 팀에도 7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앞으로도 국민이 체감하는 특별한 성과를 거둔 공무원을 적극 발굴해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