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향해 일제 사격… 高·金·宋 ‘지선 책임론’ 부각

김보미 “다 죽은 국힘 살려” vs 정청래 “정당방위 할 것”

검찰개혁 정면충돌… 高 “신중해야” vs 鄭 “완전 폐지”

격전지 호남으로… 송영길 한 달 상주·고민정 가세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과 자치분권회의 상임대표인 박승원 광명시장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 박승원 광명시장,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과 자치분권회의 상임대표인 박승원 광명시장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 박승원 광명시장,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레이스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공식 출마 선언을 미룬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고민정·김민석·송영길 의원과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 등 당 대표 출마자들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주최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정견을 발표했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정 전 대표도 자리를 함께하면서 행사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이크를 잡은 주자들은 정 전 대표의 과거 행보와 정체성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첫 주자로 단상에 오른 고 의원은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논란에 대해 신중론을 꺼내 들며 정 전 대표와 김 전 총리를 정조준했다. 고 의원은 “선명성 경쟁, 이념적 당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은 정 전 대표 체제 하에서 치러진 지난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수면 위로 올렸다. 김 전 총리는 “(2028년)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며 “승리하지 않으면 개혁도, 지방자치의 성장도, 이재명 정부의 성공도 없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 역시 “집권 여당은 모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송영길이 꿈꾸는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싸우는 동네 정당이 아니라 전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주권을 수호하고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글로벌 정당”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가장 강도 높은 직격탄은 당권 주자 중 최연소인 1989년생 김 전 군의원의 입에서 나왔다. 김 전 군의원은 정 전 대표의 면전에서 “국민의힘을 해산하겠다고 하셔놓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 죽은 국민의힘을 펄펄 살게 만들지 않으셨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청래 대표 시절 1년 동안 민주당은 미래의 문을 열지 못하고 과거의 문에 가로막혀 퇴보했다”며 패배 책임을 물었다.

파상 공세를 받은 정 전 대표는 일단 당권 경쟁 구도와는 거리를 두면서도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행사 참석 배경에 대해 “후보 정견 발표인지 모르고 왔다”며 출마 임박설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주자들의 비판에는 “출마 선언을 하시는 분들께서 저를 다 공격하고 비판하시는데 많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힌 뒤 “때리면 맞겠지만 정당방위는 앞으로 계속해나가겠다”며 향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당의 정통성을 앞세워 통합과 연대, 개혁의 지속성을 부각했다. 특히 검찰개혁 이슈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정체성은 개혁”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국물도 남김없이 전면 폐지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고 의원의 신중론을 반박했다.

주자 간의 거친 설전은 지지자들 사이의 충돌로도 이어졌다. 김 전 군의원이 정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거나 정 전 대표가 발언을 이어갈 때 객석의 일부 참석자들이 고성으로 항의하며 소란이 일었다. 사태가 과열되자 사회자가 ‘후보들을 비방하거나 욕하면 퇴장 조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에야 장내가 진정됐다.

행사를 마친 주자들은 주말 표심을 잡기 위한 장외 행보로 곧장 흩어졌다. 고 의원은 대구·경북 등 험지 당원들을 만난 뒤 “이들의 바람처럼 계파 갈등 없는 모두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김 전 총리는 국회에서 ‘유튜버 백문백답’ 행사로 소통 행보를 폈다. 송 의원은 인천 연수구와 경기 북부 지역에서 타운홀 미팅을 가졌으며, 정 전 대표는 전북 완주 모친 생가 방문과 충남 금산 진산성당 미사 참석 등 호남과 충청을 아우르는 동선을 소화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호남 세 대결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송 의원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7일부터 전당대회 당일까지 한 달 동안 호남에 상주하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현장 행보에 올인하기로 했다. 사퇴 이후 매일 호남을 찾고 있는 정 전 대표는 이날 전북 무주에서 열린 전국 광역 호남향우회 행사에서 지지를 호소했고, 영남 일정을 마친 고 의원도 다음 행선지로 호남을 예고하면서 호남 표심을 둘러싼 당권 주자들의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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