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출 14개월 만에 반등… 상반기 미국 수출 58%↑
전세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폭증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가 늘면서 오랜 기간 업황 부진에 시달려 온 철강업계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1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한 21억4000만달러(약 3조2000억원)였다. 14개월 동안 감소세를 끊고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산업부는 미국 등 해외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로 자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문량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또 지난해 6월 미국이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면서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락세를 겪던 철강 수출이 증가로 돌아선 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대미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철강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철강 수출 물량은 1434만톤으로 지난해 동기(1423만톤)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다만 대미 수출은 139만톤에서 220만톤으로 58.3%나 늘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되면 건설 자재인 철근, 봉형강은 물론 에너지 조달과 냉각설비 구축에 필요한 강관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데이터센터 향 매출이 비중 있게 반영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대수요를 주목하는 상황이다. 특히 기록적인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5년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950TWh로 거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지출도 2026년 5월까지를 1년 단위로 환산할 때(연율) 593억달러(약8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 철강산업 업황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현대제철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견고한 철근 수요 등으로 미국향 철근 수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수출 증가로 내수 철근 공급이 감소하며 내수 철근 유통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 증가만으로 본격적인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미 수출물량의 비중이 크지 않은만큼 한국의 전체 수출을 견인하기엔 양적으로 충분치 않고,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는 일부 품목에 집중되기 대문이다.
또 고환율에 따른 원료가격 부담과 중국발 공급과잉, 무역장벽 확대 등 기존의 대내외 변수도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국내외 수요가 지난해보다 악화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통상규제 대응과 내수시장 방어, 신규수요 창출을 위한 노력이 곁들여져야 실적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의 철강 무관세 쿼터 축소 대응 등이 숙제다. EU는 이달부터 연간 무관세 수입 쿼터를 46% 줄이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50%의 관세를 적용하는 신철강 조치를 시행하면서 한국산 철강의 수입량을 19.7%(연간 51만톤)을 줄였다.
정부는 최근 주요 전방산업과 철강업계 간 연계를 확대하고, 수입 철강재의 쇳물생산지(조강국) 정보제출 의무화로 불공정 수입제품의 우회반입을 차단하는 등 관련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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