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코스닥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테마주’들은 이상 급등 현상을 보였다. 기업 실적이나 구체적 수주 공시가 아닌 소셜미디어(SNS)발 미담이나 단순 지역 연고를 재료로 삼은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주(6~10일) 극적인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수산물 가공업체 한성기업이다. 지난주 주가가 4230원에서 8460원으로 100.00% 폭등하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상승 동력은 실적이 아닌 ‘온라인 여론’이었다. 최근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열어온 착한 기업을 살리자”는 미담이 퍼지며 동정성 응원 투자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중 하나인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도 지역 연고 테마주를 양산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의 속도전을 주문했다는 소식이 기름을 부었다.
금호전기·금호건설은 각각 79.62%, 77.05% 급등하며 나란히 수익률 2, 3위를 차지했다. 금호건설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우선주인 금호건설우는 투자위험종목 지정 예고 및 매매거래 정지 조치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광주 기반 콘크리트 업체인 서산(72.49%), 공장 부지가 광주공항 인근에 있는 금호타이어(64.56%), 광주신세계(28.02%) 등이 동반 급등했다.
눈여겨볼 점은 수급 주체다. 급등기 동안 개인투자자는 금호타이어를 348억5000만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5억원, 159억원어치를 던지며 철저히 차익 실현에 나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테마주 장세에 대해 “기대감이 실제 수혜로 이어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부지 매각이 약 1조3000억원의 순차입금을 해소할 재평가 기회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함평 신사업단지 이전이 2028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실제 부지 매각과 현금 유입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장세가 지난 3월 시장을 휩쓸었던 ‘인공지능(AI) 광통신 테마주’의 말로와 겹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시 엔비디아의 핵심 기술 언급만으로 폭등했던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최고점 대비 82% 폭락했고 광전자·기가레인 등도 고점 대비 70~80% 주저앉은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국내 증시의 테마주는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아 통상 3~4개월 안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제자리로 돌아온다”며 “특히 반도체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현시점에 도박성 투자는 지양하고 실적 기반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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