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 따라가는 송전망 확충
기업·가정 전기요금 부담 증가
미국 최대 전력망인 PJM이 폭염과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송전망 확충과 발전소 신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국 전력 인프라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용 지출은 결국 전기요금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물가 억제책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중부 대서양 연안과 남부 등 6700만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PJM은 폭염이 발생한 이달 초 메가와트(MW)당 2만7698달러를 일시 지불했다.
전력 수급을 미세 조정하는 한계조정가격(SMP)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 PJM 관할 지역의 최대 전력 부하는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량이 168기가와트(GW)를 기록했다.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7월 초 뉴욕과 워싱턴DC 등의 미국 주요 낮 최고기온은 섭씨 38도(화씨 100도) 안팎까지 올랐다. 습도를 고려하면 체감 온도는 섭씨 40.6∼46.1도(화씨 105∼115도)에 달했다.
이번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는 예비력 부족과 ‘송전선 병목 현상’이 꼽힌다. 볼티모어와 델라웨어, 세계 최대 AI데이터 센터 허브가 몰려 있는 버지니아 북부 지역으로 향하는 송전망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전력 수송 비용이 크게 치솟았다. 현재 PJM 전력망은 심각한 공급 부족 압박을 받고 있다.
AI 구동을 위한 데이터 센터, 전기차(EV) 충전소, 히트펌프 등 신규 전력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신규 발전 자원을 전력망에 연계하는 작업은 규제와 절차적 문제로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피크 타임 전력 공급 대가로 지급하는 ‘용량 가격’은 2024년 이후 무려 1000% 이상 폭등했다. 전기 요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오하이오 제조업협회(OMA) 측은 “신규 발전 프로젝트는 지연되는 와중에 제조업계의 비용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후 변화 때문이 아니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결국 전력망 유지 비용이 가정과 기업의 전기요금 청구서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강민성 기자(kms@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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