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은행.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이 정책금융을 앞세워 첨단·전략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가운데 일본도 세계 최대 연기금인 공적연금을 활용해 성장전략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 재정과 정책자금만으로는 부족한 투자 재원을 연기금으로 보완해 민간 자금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주요 공적연금을 관리·운용하는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의 대체투자 비중을 현행 상한선인 전체 운용자산의 5%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새로운 금융전략에 담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17개 성장전략 사업에 2040년까지 최소 370조엔(약 2770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를 집행한다는 경제재정 운영 기본방침 ‘호네부토’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자금 투입과 함께 GPIF 자금을 성장산업과 인프라 분야에 공급해 투자 규모를 키우고 민간의 후속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대체투자는 상장주식과 채권 등 전통 자산이 아닌 비상장주식과 인프라 시설,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GPIF의 운용 범위를 넓혀 첨단산업과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등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성장전략 사업의 투자 마중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GPIF의 대체투자 규모는 5조2067억엔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1.7%에 그쳤다. 대체투자 상한은 5%로 정해져 있지만 그동안 실제 투자 비중은 2% 안팎에 머물러 왔다.

지난해 기준 약 300조엔의 자산을 운용한 GPIF가 대체투자 비중을 5%까지 높이면 투자 규모는 약 15조엔으로 늘어날 수 있다. 세계 최대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변화인 만큼 일본 내 성장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비상장주식과 인프라·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GPIF의 대체투자 비중이 현행 상한에 근접할 경우 상한을 추가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GPIF의 투자 실적과 수익률을 평가하는 후생노동성이 새로운 상한 수준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도 최근 “가계와 GPIF를 비롯한 연기금이 일본 금융자산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뒷받침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국내 투자 확대 방침을 시사했다.

GPIF 자금의 국내 유입 기대는 금융시장에도 반영됐다. 지난주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인 2.9%까지 치솟았던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일본 국채와 외환시장에서 연기금 자금 유입 기대가 확산했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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