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AI 활용 ESS 구축’ 사업서

업계 최초 VPP 사업자로 선정

2027년부터 20년 간… 신사업 기회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 ESS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 ESS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국내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운영사 타이틀을 따냈다. 배터리 공급은 물론 설비 구축과 운영까지 포함한 종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정부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AI 기반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사업을 본격화 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국내 AI용 ESS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 '2026년 AI 활용 ESS 구축 지원 사업'의 운영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회사는 신한자산운용과 구성한 '햇빛배전망에너지' 컨소시엄을 통해 운영사 1곳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인 호남권 7개 배전선로, 총 140㎿h를 확보했다.

상업 운전 개시 시점은 2027년, 운영 기간은 20년이다. 업계는 이번 수주가 배터리 제조업체를 넘어 설계부터 운영까지 친환경·AI 에너지 전반을 일괄 수주할 수 있는 역량을 검증할 기회로 보고 있다.

기후부는 호남과 제주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전력망 접속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배전망 ESS를 구축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추가 연계형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이라고 명명한 이번 사업은 배전망 증설 없이 배전선로에 ESS를 직접 설치해 전력 수용력을 높이는 게 특징이다.

개별 시설(공장·건물 등)의 전력 효율 제고에 초점을 맞춘 일반 ESS와 달리, 배전망 ESS는 대규모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는 계통 중심의 방식으로 활용된다.

낮 시간대에 ESS가 전력을 저장해 배전망 부담을 낮추고, 전력 수요가 높거나 계통 여유가 확보되는 시간대에 저장된 전력을 방전해 기존 배전망의 수용 여력을 확보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배전선로 1곳에 ESS 4㎿(20㎿h)를 설치해 접속 대기 중인 태양광 5.7㎿를 추가로 전력계통에 조기 접속시키는 방식이다.

에너지저장장치 구축 통한 추가접속.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에너지저장장치 구축 통한 추가접속.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이 사업에서 LG엔솔은 ESS 구축은 물론 AI 기반 충·방전 운영, 가상발전소(VPP) 운영까지 담당한다. VPP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와 ESS 등을 IT 기술로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제어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LG엔솔은 AI 예측 알고리즘과 VPP 플랫폼을 활용해 ESS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접속을 기다리던 지역 내 태양광 발전설비 40㎿를 추가로 전력망에 연결하고, 연간 52.4GWh의 재생에너지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범 LG엔솔 ESS전지사업부장은 "이번 사업 선정은 배터리 공급사를 넘어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거둔 유의미한 성과"라며 "AI 기반 ESS 운영 역량을 앞세워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LG엔솔이 제주도에서 쌓아온 운영 경험이 전국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주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지만 에너지 발전량이 많아질 때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발전기와 송·배전망의 연결을 끊는 '출력 제한'으로 대응해 왔다.

LG엔솔은 2024년부터 제주 서귀포 지역에 배전망 연계형 ESS 발전소를 설립, 운영을 시작한 뒤 AI 기반 ESS 운영 경험을 쌓았다.

업계에서는 향후 ESS 시장의 승부처가 배터리 공급을 넘어, AI 기반의 운영 소프트웨어와 전력 거래, VPP 플랫폼 역량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후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 약 700MW를 보급해, 재생에너지 1GW를 추가 접속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의 이번 배전망 ESS 구축 지원 사업에서 삼성SDI는 선정된 9개 컨소시엄 중 6곳의 선택을 받으며 실속을 챙겼고, SK온은 2개 운영 사업자에 리튬인산철(LFP) 파우치셀 기반의 ESS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기후부는 8월 예정된 차기 공모 때는 장주기·장수명·화재 안전성을 갖춘 차세대 배터리의 시장 진입을 제주를 중심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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