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올 하반기 주요 은행들이 전반적인 담보대출 제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 의존도가 큰 중저가 아파트의 수요자들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담보대출이 가능한 주택으로 거래 수요가 몰릴 경우 부동산 투기와 무관했던 저가 주택들까지 들썩거릴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이번 조치는 주택 매매계약 체결일이 아니라 은행 서류 접수일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이미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여도 지난 9일까지 대출 서류 접수를 완료하지 않았다면 대출한도가 3억원으로 줄어든다.

신한은행도 같은 날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했다.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최근 MCI와 MCG의 가입을 제한한 상태다. MCI와 MCG는 주담대를 받을 때 소액임차보증금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을 보완하는 장치로, 가입이 제한되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기존에도 하반기로 갈수록 은행권들이 대출을 축소해 왔던 만큼 연말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15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택가격 25억원 초과 시 최대 2억원의 대출밖에 나오지 않았던 터라 체감되는 변화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전세난에 대출을 최대 한도로 받아 생애최초 매수 등에 나서던 서민층 실수요자들은 자금 조달 장벽이 더 높아졌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출 한도를 줄였을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은 15억원 이하 아파트들이 몰린 지역"이라며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못하게 되면 임차료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KB국민은행 상담창구. [연합뉴스 제공]
서울 여의도의 한 KB국민은행 상담창구. [연합뉴스 제공]

작년 대비 올해 생애최초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매수자는 급증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자는 총 4만60명으로 전년 동기(2만7756명)보다 44%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은평구의 생애최초 매수자가 1099명에서 2531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강서구와 성북구도 전년 대비 생애최초 매수자가 1000명 이상 늘었다.

중저가 지역은 대출 비중이 큰 만큼 현금이 부족한 수요자들이 6억원대 수준의 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성북구로 누적 상승률이 8.83%에 달한다. 이어 강서구(7.84%), 구로(7.59%), 관악구(7.25%), 동대문구(7.03%), 영등포구(7.01%) 등의 순이었다. 성북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5월 기준 8억7443만원, 강서구는 9억461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 한도로 대출을 받을 경우 약 3억원 안팎의 현금이 필요했는데, KB국민은행에서 대출 신청 시 동일한 가격대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6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률이 낮은 도봉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5억9527만원으로 서울 전 자치구 중 유일하게 6억원을 밑돈다. 이 밖에 금천구(6억936만원)와 중랑구(6억3946만원) 등도 비교적 가격이 낮은 만큼 수요가 이동하며 집값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 교수는 "시장에선 향후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졌고, 전월세 가격 상승세도 높은 상황이라 더 가격이 낮은 아파트가 있는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발길을 돌릴 수 있다"며 "도봉구나 중랑구 등 저가 지역의 집값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무분별하게 오르던 2020~2021년과 다르게 저가 지역 안에서도 역세권 여부 등 입지와 단지 규모 등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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