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을 구제하기 위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올해 상반기에만 1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며 '포용금융'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연체채권 소각과 선제적 채무조정을 단행하며 취약 차주들이 빚의 굴레를 벗고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퇴로를 열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포용금융 추진현황 점검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5대 금융이 선포한 포용금융 확대 방안의 반기 실적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집계 결과 올해 상반기 5대 금융이 공급한 포용금융 규모는 총 11조3000억원에 달했다. 새희망홀씨, 중금리 대출 등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상품뿐 아니라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대상 대출이 폭넓게 포함됐다.
특히 적극적인 '부채 다이어트(채무조정)' 조치가 눈길을 끈다. 5대 금융은 상반기 중 약 2조3000억원(13만5000건) 규모의 연체채권을 자체적으로 조정해 차주들의 상환 부담을 덜어줬다. 장기 연체채권 1조5000억원(11만9000건)어치를 소각하며 취약 채무자들의 완전한 재기도 도왔다.
각 금융지주사는 하반기에도 각사의 강점과 주요 고객층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상생금융 전략을 가속화한다.
KB금융은 목표에는 없었던 민간 중금리대출 3조5000억원과 소멸시효 도래 전 연체채권 선제 소각 5000억원을 추가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포함해 올해 총 7조원 규모의 맞춤형 금융지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2100억원 규모였던 채권 소각을 하반기에는 두 배 이상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나금융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전세사기에 취약한 청년층을 정조준했다. 하반기 중 '청년전월세 계약안심 보험'을 출시해 자사에서 전세대출을 받는 청년 고객에게 이를 전액 무료로 제공하며 든든한 주거 안전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오는 4분기 1000억원을 단독 출연해 'NH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한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기 힘든 농업인과 귀촌 청년 등에게 특화된 미소금융 자금을 촘촘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5대 금융의 자발적인 포용금융 노력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금융 시스템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나선다.
향후 금융위는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객관적인 '포용금융 종합평가 체계' 도입 △금융사에 전담 최고책임자(C-레벨) 지정 유도 △포용금융 확대를 위한 건전성 규제 합리화 △신용평가체계 개선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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