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개 규제 특례 담은 메가특구법 발의 예고
중앙 주도는 한계… ‘상향식’ 산업 생태계 구축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재생에너지로 전력 공급
재생에너지·교육특례로 대기업 유치 해법 제시
“호남을 미래 산업 중심지로 반드시 도약 시킬것”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300여개 규제 특례와 40여개 기업 지원 시책을 담는 방향으로 메가특구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제22대 국회 전·후반기 모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맡으며 비수도권 균형 발전의 ‘설계자’를 자처한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성이다.
한국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남의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과 오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정 의원은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메가특구특별법을 대표발의해 5극 3특 권역별 성장엔진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 법안은 300여개의 규제 특례와 40여개의 기업 지원 시책을 뼈대로 삼아,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인 ‘5극 3특(5대 메가시티·3대 특별광역자치도)’ 권역별 성장엔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제도적 기반이 될 전망이다.
정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를 갖고 “5극 3특의 권역별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규제 특례와 재정, 금융, 세제, 인재, 인프라 등의 지원을 묶어서 법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특례에 대해 △메뉴판식 규제 특례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 △업그레이드형 규제 샌드박스로 나뉜다고 밝혔다. 메뉴판식 규제 특례는 기업과 지방정부가 필요로 하는 규제완화 항목을 미리 준비된 형태로 가공해 기업과 지역이 규제 특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는 현장에서 규제 개선이 필요한 경우 한시적으로 일정기간 규제를 안하거나 아예 없애주는 방식이다.
또 업그레이드형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를 푸는데 주안점을 두지 않고 기업이 실제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금융 세제 지원 등 투자 인센티브와 규제 특례·기술개발지원 등 산업 생태계 조성, 전력·용수 등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업활동 기반 지원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메가특구’ 개념과 기존 다른 정부의 ‘특구’는 완전히 다르다. 정 의원은 “기존 특구 개념은 중앙정부에서 설계하기 때문에 기업과 지역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그런데 메가특구는 광역과 초광역 단위로 접근하기 때문에 5극3특과 연계해 권역별 성장엔진이나 전략 산업을 정하고 그 산업을 앵커기업이나 협력기업, 대학 연구소 등으로 묶어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다.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에 밀집된 반도체 생태계를 남하시키기 위해 약 800조원 규모의 재원 마련을 약속한 만큼, 정 의원은 이를 호남 발전의 결정적 기회로 보고 있다.
정 의원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같은 경우 메가특구법을 통해 단순 세제 감면에 그쳐선 안 된다”며 “법인세 감면 특례를 검토하되 감면 효과 일부가 지역 인재 양성이나 정주 여건 개선, 소부장 협력기업 육성, 주민 상생기금 등으로 연결되면서 지역 환원형 세제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전력이다. 전력과 관련해 재생에너지 특례와 결합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남 해상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 자원과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을 연계해서 전력공급계약(PPA)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생활권 인프라 개선과 관련해선 “주거와 교통, 교육 문제가 핵심적으로 중요한데 주거와 교통 등의 문제가 큰 차이가 없다고 보면 결국 교육 인프라가 어떻게 깔려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와 관련해선 반도체 전문 인력들이 요구하는 과학고나 특목고를 설립할 수 있게 해주는 특례들이 필요할 거 같다. 전남광주특별시 교육청에서 그런 것들을 지금 고민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에게 이번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다. 2021년 민주당 대변인 시절, 일부 반도체 기업이 새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광주 남구와 광산구 등을 안내하며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만 해도 ‘과연 호남에 반도체 공장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비수도권 중심의 성장 비전인 ‘5극 3특’ 전략과 호남 소외론 극복, 그리고 기업의 새로운 거점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다.
“광주·전남을 자립적인 경제·산업 기반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제 의정활동의 핵심 미션이다. 오래 준비해 온 만큼, 메가특구법을 통해 호남을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반드시 도약시키겠다.”
초선의 열정과 깊이 있는 정책 혜안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정 의원. 그가 발의할 메가특구특별법이 소멸해 가는 지방을 살리고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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