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팀, 초음파 에스프레소 기술 개발

트랜스듀서 장치 부착해 마이크로제트 생성..원두 파쇄 후 추출

에스프레소 추출 모습. 아이클릭아트 제공.
에스프레소 추출 모습. 아이클릭아트 제공.

매일 아침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증기와 고압의 물은 커피 추출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뜨거운 물 없이 오직 소리만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란시스코 트루히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화학공학과 연구팀이 열 에너지 대신 고주파 음파를 이용해 상온의 물로 에스프레소 수준의 진한 커피를 추출하는 ‘초음파 에스프레소’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식품공학 저널’에 발표했다.

이 기술은 기존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 대비 물을 끓이는데 드는 에너지를 최대 75%까지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단 3분 만에 에스프레소 특유의 풍미와 질감, 카페인을 완벽히 추출해 낸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인류가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인 ‘초음파’다. 기존 에스프레소 머신의 필터 바스켓 측면에 소형 금속장치인 트랜스 듀서를 부착했다. 이 진동자는 고속으로 진동하며 상온의 물과 커피 가루 내부로 강력한 음파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액체 내 미세한 기포가 생성됐다가 순식간에 붕괴하는 ‘음향 공동’ 현상이 발생한다. 이 기포들이 원두 입자 주변에서 터질 때 수백 기압에 달하는 국소적 압력과 함께 마이크로 제트라는 강력한 미세 물줄기를 발생한다.

이 때 커피 원두 표면에 미세한 균열을 내고 구멍을 뚫는다. 결과적으로 뜨거운 열을 가하지 않고도 원두 내부의 향미 성분과 오일, 카페인이 상온의 물속으로 순식간에 녹아 나오게 된다. 열 에너지를 완벽하게 물리적 에너지로 대체한 셈이다.

이를 기반으로 원두 분쇄도와 물의 비율을 정밀하게 최적화하고 초음파 조사 시간을 2분 30초에서 3분 사이로 정밀 제어해 에스프레소 고유의 강도와 밀도를 그대로 구현했다.

연구팀은 주 1회 이상 커피를 마시는 일반 소비자 100명을 대상으로 전통 방식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와 초음파 에스프레소를 무작위로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뜨거운 물로 내린 에스프레소와 초음파로 내린 에스프레소의 향, 맛, 쓴맛, 전반적인 선호도 등 모든 항목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을 끓이는 과정을 생략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75%까지 줄여 탄소배출 저감 흐름에 맞춰 가공식품 및 음료 업계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상온에서 추출한 고농축 커피를 그대로 병입 음료에 활용하거나, 농축액 상태로 유통한 뒤 현지에서 희석하는 방식도 가능해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공정 시간 단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프란시스코 트루히요 UNSW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온·고압이라는 수백 년 된 커피 추출의 물리적 한계를 음파 에너지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식품 가공 공정 전반에서 열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탄소저감의 핵심 원천기술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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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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