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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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의 선택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는 가운데 보험사들도 신용대출과 주담대 취급을 줄이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관리 압박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금융권 전반의 대출 조이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은행 자체적으로 한도를 다시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비규제지역 주택구입자금 대출에도 최대 3억원 한도가 적용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도 예외는 아니다. 디딤돌대출 등 정책자금을 제외하고 은행 자체 재원으로 공급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대출에도 같은 한도가 적용된다. 다만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과 기금대출, 보금자리론 등은 제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했다. MCI와 MCG는 주담대를 받을 때 소액임차보증금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을 보완하는 장치다. 가입이 제한되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앞서 NH농협은행, 하나은행도 비슷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확산하면서 이미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한 실수요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출 한도는 부동산 계약일이 아니라 은행 대출 서류 접수일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미 계약을 마쳤더라도 잔금일이 많이 남아 대출 신청을 하지 못한 차주는 강화된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한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대출 신청이 몰린 은행 역시 금융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한도를 줄이거나 취급 요건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빠르게 늘며 연간 증가 목표치의 70% 이상을 채운 상태다.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도 있지만 대체 자금 창구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 역시 이달 들어 신용대출과 주담대 취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이달 1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6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고 동양생명은 신용대출 만기 연장 때 원금의 20% 이상을 상환해야 연장이 가능하도록 조건을 강화했다. 삼성화재도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보험사 주담대 공급도 줄고 있다. 동양생명은 이달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삼성생명은 8월 말까지 비대면 채널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고 삼성화재도 대면·비대면 주담대 취급을 일시 중단했다. 한화생명과 NH농협생명도 주담대 신규 취급을 멈춘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시 활황으로 신용대출을 활용한 빚투 수요가 늘어난 데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주담대 수요도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당국 역시 지난달부터 은행권과 보험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 은행이 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은행권 전반에서 비대면 채널 제한이나 모집인 접수 중단, 한도 축소 같은 추가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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