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로 6.5조 조달 계획…中 1위 아닌 ‘세계 4위’로 소개
AI 열풍, 후발주자 성장 최적의 기회 제공
애들도 中 메모리 사용 검토…향후 경쟁 주목
중국이 수조원에 이르는 공격 투자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점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발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이 이어지는 현 시점이 범용 D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중국에 가장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은 세계 4위 D램 업체 중국 CXMT(창신메모리)가 기업공개(IPO)를 위해 지난 9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CXMT는 2016년 설립 이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10년 만에 세계 4위 D램 업체로 도약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점유율은 8% 수준으로, 삼성전자(38%)와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에 비하면 아직 경쟁 대상으로 꼽기에는 무리다. 하지만 1년 새 점유율을 3%에서 배 이상 끌어올린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는 무섭다.
CXMT는 IPO 투자설명서에서 “글로벌 선두 3개 업체와는 여전히 일정한 격차가 존재한다”며 “생산능력과 연구개발(R&D), 매출 규모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생산능력(캐파) 확대와 연구개발 투자, 차세대 메모리 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CXMT는 이번 IPO로 295억위안(약 6조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은 생산라인 기술 업그레이드(75억위안), D램 기술 고도화(130억위안), 차세대 D램 선행기술 연구개발(90억위안) 등에 투입된다.
전체 투자 계획은 345억위안 규모로 부족한 자금은 자체 재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CXMT가 ‘중국 1위’보다 ‘세계 4위’를 거듭 강조하면서, HBM보다 DDR5·LPDDR5X 등 범용 D램 제품군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제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CXMT의 지난해 매출은 LPDDR 제품이 66.4%를 차지했고 DDR 제품이 31.9%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이 범용 D램 제품군에서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발 업체인 CXMT가 글로벌 3사의 공급 부족분을 메우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레노버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일부 모델에 중국산 D램을 탑재하고 있으며, 애플 역시 일부 노트북과 태블릿 제품에 CXMT D램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호황기는 후발 업체들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향후 AI 수요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PC와 모바일이 다시 주력으로 자리잡을 경우 중국에 빼앗긴 점유율을 찾아올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7~8년 전까지 D램 시장은 모바일과 PC, 서버 비중이 각각 40%, 30%, 20%를 유지하는 황금률을 10여년 동안 지속해왔다. 이후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최근 시장 구도는 서버 50%, 모바일 20%, PC 15%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를 계기로 CXMT가 정부 지원에 더해 민간 자본까지 활용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향한 추격에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글로벌 3사도 AI 메모리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AI 메모리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첨단 패키징 공장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마이크론 역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CXMT와 YMTC는 기술 자립 단계를 넘어 생산능력 확대와 산업 확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중국 메모리 산업이 자본시장 기반의 설비투자(CAPEX) 확대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일 기자(comja7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