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 차 너무 커…“사이클 옛날같지 않을 것”

로이터, 하이닉스 ADR 공모가 21% 상회 예상

최태원(왼쪽 네번째) SK그룹 회장과 곽노정(왼쪽 세번째)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에서 벨을 누르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처]
최태원(왼쪽 네번째) SK그룹 회장과 곽노정(왼쪽 세번째)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에서 벨을 누르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산업도 구조적인 변혁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또 SK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생산과 별개로 인공지능(AI) 분야에 수백억달러(수십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나스닥 본사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오프닝벨 행사를 마친 뒤 한국 언론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시장 구조와 관련해 “확실한 구조적인 변화는 이미 일어났다고 본다”며 “옛날과 같은 공급 과잉 패턴의 사이클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은 명확해졌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다만 사이클 자체가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수요와 공급의 차가 무지 크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공장 증설과 수요 증가 사이에 편차가 발생하면서 수년 주기로 공급 부족과 과잉을 반복해 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등락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증설 뒤 공급과잉 패턴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로선 수요 증가 속도가 우리가 공장을 짓고 공급을 늘리는 속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며 “반도체 팹을 건설하고 웨이퍼를 생산하는데 엄청난 리드타임(Lead Time·발주부터 제품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존재하고 인프라적인 병목(Bottleneck)이 많아 아무 데나 마구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공급의 물리적 한계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세상이 오면서 메모리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며 “AI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메모리 수요 트렌드는 상당 기간 우상향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우리가 마주한 AI는 겨우 4∼5살짜리 어린아이 수준”이라며 “이 아이가 성년이 된다는 것은 결국 범용 인공지능(AGI) 세대로 간다는 뜻인데, 그때까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데이터 학습과 애플리케이션 구동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어린아이가 자라면서 기억하고 저장해야 할 정보가 많아지듯, AI가 진화할수록 메모리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 트렌드 속에 HBM 4를 비롯해 향후 다양한 압축 및 저장 기술 혁명이 이어질 것이고, 어떤 기술이 와도 메모리 성장세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반도체 뿐 아니라 AI 분야에서 ‘큰 투자’를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파트너들과의 합작 투자, 그 밖의 어떤 형태의 AI 사업도 포함된다. 머지않아 그 분야에서 (SK의) 매우 큰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예상 투자 규모를 “수백억달러”라고 소개했다.

또 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州) 패키징 공장 외에 미국 내 반도체 팹 투자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팀이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 거래가 180달러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모가 149달러 대비 21% 높은 가격이다.

로이터는 “이는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는 신호”라며 “이 한국 반도체 기업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자본 지출을 촉발한 인공지능(AI) 혁명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광적 관심을 받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박정일 기자(comja7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