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답변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영국 동부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환승하며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영국 동부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환승하며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새로운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스라엘이 이를 포착해 미국 측에 관련 첩보를 전달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자신에 대한 암살 위협 정보의 출처가 이스라엘이었던 셈이다.

다만 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하면서도 구체적인 정보 입수 경로나 소식통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과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답변이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백악관 역시 WSJ의 문의에 전날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참고하라는 입장만 내놓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직후 귀국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들은 미국의 지도자인 나를 제거하려고 한다”며 “오늘 아침에도 확인했는데 그들의 모든 암살 명단에 내 이름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앙카라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출발했다가 귀국 도중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교체해 탑승한 뒤 백악관으로 향했다. 이를 두고 외교·안보가 안팎에서는 암살 첩보에 따른 보안 우려 때문에 기종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암살 계획은 가뜩이나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 이란 관계에 심각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WSJ은 최근 양국의 종전 협상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폭로된 이번 첩보가 군사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란은 지난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보복을 공언해 왔다. 특히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이후, 최근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서 ‘우리는 트럼프를 죽일 것이다’라는 현수막이 등장하는 등 이란 내 대미 보복 여론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전화 통화를 갖고 중동 지역 내 군사·정치적 공조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걸프 해역에서의 최근 미군 움직임과 최신 동향을 직접 공유했다고 전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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