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공습 재개로 전쟁종식 협상이 위태로워진 가운데, 이란 남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주변에도 미사일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전이 직접 피격하진 않았다고 이란 측 부셰르 주(州)지사가 확인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아랍권 대표방송 알 자지라는 오후 속보를 통해 “모하마드 모자파리 이란 부셰르 주지사는 오늘 아침 도시가 다시 한번 미국의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원전이 표적이 됐다’는 보도는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이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부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이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부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알 자지라 방송은 또 “이란 언론에 따르면 모자파리 주지사는 이란 부셰르 주 연안에 위치해 있으며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처리하는 ‘하르그 섬’이 미국의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 또한 ‘부정확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준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모자파리 주지사는 “이 두 장소에서는 어떠한 사건도 기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이날 오후 부셰르 주의 에흐산 자하니얀 정치안보사회담당 부지사를 인용해 “적대적인 미국의 공격이 계속되고 휴전 합의가 위반되는 가운데, 오늘 정오(현지시간) 부셰르 주 여러 지점이 공격받았으며 여기엔 원전 주변 구역, 초가닥 군사기지, 주 남부의 한 어업부두가 포함됐다”며 “인명피해 보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자하니얀 부지사는 통신에 “오늘 오전 주 남부의 아살루예에 있는 보누드 부두가 적의 공격을 받았으며, 지역 주민들의 어선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 지역에 구조 인력이 배치돼 사고 규모 파악, 피해 평가, 공격받은 지역의 안전 확보를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2010년 제작]
[연합뉴스 그래픽, 2010년 제작]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 미군이 남부 해안 지역과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로 이어지는 철도 노선 교량 2곳을 공격한 데 대해 “중대한 전쟁범죄”라며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제1조·5조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마슈하드는 미국·이스라엘의 지난 2·28 개전 초기 피살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고향이며, 장례식을 마무리할 매장지다.

한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로 추정되는 병력이 지난 6일 밤~7일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국적 유조선 3척을 공격한 이후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군사시설과 IRGC 소형선박 60여척 등 80개 표적을 공습했다고 밝힌 바 있다.

IRGC도 전날(8일) 인근 국가 미군기지 등을 향해 85개 표적을 보복 타격했다고 알렸다. 그러자 미 중부사는 8일(미 동부 현지시간) X를 통해 “이날 추가 공습을 완료했다”며 “이란 해안선을 따라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자산, 미사일·드론 저장고, 해군 자산, 군사 보급 기반시설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재보복을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종전 MOU를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이란 지도부를 “쓰레기”, “거짓말쟁이”로 비난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인 바 있다. 대(對)이란 협상 대표팀이 원한다면 대화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던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다시 시작될 거 같지는 않다”고 톤을 낮췄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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