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7.6조 늘어

주담대·신용대출 동반확대 흐름

당국 압박에도 증가세 계속 커져

은행 오늘부터 고강도 규제 적용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2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주식 투자 등을 위한 신용대출이 함께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전면 재점검해 제출하도록 주문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우회 대출로 악용될 수 있는 사내대출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89조4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7조6000억원 증가했다. 2024년 8월(+9조2000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담대 잔액이 945조원으로 5월 말보다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6월(+5조10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은행권 주담대는 작년 12월(-5000억원)과 올해 1월(-6000억원) 감소했다가 2월(+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3월에는 잔액 변동이 없다가 4월(+2조7000억원), 5월(+3조2000억원)에 이어 6월까지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기타대출은 243조5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3조원대로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을 보면 수급 우려로 서울·경기 지역에서 10%를 웃도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도 장기 평균을 웃돈다”며 “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주택 관련 대출이 당분간 증가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은행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목표를 맞추기 위한 관리 조치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곧바로 더 강한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10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한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모기지 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모기지보험은 국민, 농협, 하나은행도 제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유입량을 일별 관리하고 있다.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도 중단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날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6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을 발표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8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9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다만 주담대가 4조5000억원 늘어 전월(4조원)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신 사무처장은 금융사들에 하반기 영업 전략과 월별·분기별 관리계획을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신용대출의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사내대출에 대해 가계대출 규제를 직접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만 과도한 사내대출이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만큼 1순위 근저당권 설정, 원리금 분할상환, 다주택자 취급 제한, 고가 주택 제한, 주택 면적 제한 등 기업들의 자율적인 관리 노력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금융회사에서 더욱 세심하게 배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형연·유진아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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