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나스닥 상장 기념식 참석… 곽노정 사장 동행

43조원 자금 조달… 용인·청주 팹 등 설비투자 활용

엔비디아·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 CEO와 회동할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한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AI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 ADR 나스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날 기념식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과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입성을 기념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과 경영진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SK하이닉스의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전략 등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성장성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ADR 상장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추진됐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추진 계획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 주주들뿐 아니라 미국, 글로벌 주주들에 노출될 수 있어 (상장이 결정되면)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또 올해 초 출간한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공 스토리를 담은 신간 ‘슈퍼 모멘텀’에서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범용)’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의 ADR 규모는 약 43조원 수준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인 최대 1779만주가 신주로 발행된다. 조달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 극자외선(EUV) 스캐너를 포함한 기계장치 취득 등 설비투자에 주로 활용될 예정이다.

ADR은 SK하이닉스 주식을 보관한 다음 그 주식을 대신하는 증서를 미국에서 발행한다. 미국 투자자들은 이 증서를 나스닥에서 달러로 매매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SK하이닉스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제고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대만 TSMC의 경우 1997년 미국에 ADR을 상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간밤 SK하이닉스의 ADR 수요예측에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가치가 동시에 재평가될 것”이라며 “TSMC의 경우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를 기반으로 ADR은 본주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고, 결과적으로 대만 본주와 미국 ADR이 함께 재평가되는 선순환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단순한 메모리 공급업체가 아닌 고객 맞춤형(커스텀)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 키워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ADR 상장도 이 일환으로 추진된다.

곽 사장은 작년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프로바이더(공급자) 역할만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를 넘는 크리에이터로서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 나아가 에코 시스템과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전했다.

최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 경영진과 만나 AI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포함한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지난달 한국을 찾은 황 CEO와 다시 만나 협력 관계를 다졌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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