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1년물 2023년 말 이후 최고

올해 초보다 100bp 가까이 상승

신용대출 6.27%·주담대 7.37%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1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202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채권시장이 먼저 반영한 데다 은행권의 자금 조달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비용이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물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까지 밀어 올리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3.774%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8일 3.619%에서 한 달 만에 15.5bp(1bp=0.01%포인트) 올랐고 올해 초인 1월 2일 2.784%와 비교하면 100bp 가까이 상승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4월 8일 3.095%에서 5월 8일 3.180%로 오른 뒤 지난달 8일 3.619%까지 뛰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3.7%대 후반까지 올라섰다. 은행채 1년물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단기 대출상품 금리에 영향을 주는 조달금리로 활용된다. 은행이 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비용이 오르면 대출금리도 시간차를 두고 따라 오르는 구조다.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주는 중장기물 금리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은행채 AAA 5년물 금리는 4.327%로 집계됐다. 올해 초인 1월 2일 3.497%와 비교하면 83.0bp 오른 수준이다. 지난 4월 8일 3.769%에서 5월 8일 4.019%로 오른 데 이어 7월에는 4.3%대까지 올라섰다. 은행채 5년물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 주로 반영된다.

은행채 금리가 오른 것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먼저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현재 연 2.50%지만 시장에서는 물가와 성장률 전망이 함께 높아지면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금리도 함께 영향을 받고 이는 은행 대출금리와 기업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은행권의 자금 조달 수요도 금리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해 시장 상황에 따라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조절한다. 만기 도래 물량과 기업 자금 수요가 맞물리면 은행채 발행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들이 조달 시점을 늦추기만 하기는 어렵다"며 "대출 수요 관리와 별개로 만기 구조와 유동성 지표를 맞춰야 하는 만큼 은행채 발행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달비용 상승은 이미 대출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22~6.27%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만 해도 신용대출 금리가 5% 초반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상단이 6%대 중반에 가까워졌다. 통상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마이너스통장 차주들의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주담대 금리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2~6.54%를 기록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5.03~7.37%까지 올랐다. 올해 초 변동형과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모두 5%대에서 움직였던 점을 감안하면 차주들이 체감하는 금리 부담은 더 커진 셈이다.

특히 고정형 주담대 상단이 7%대 중반에 근접하면서 신규 차주와 금리 재산정을 앞둔 기존 차주 모두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고정형 주담대는 일정 기간 금리가 고정되지만 금리 재산정 시점이 돌아오면 당시 시장금리를 다시 반영한다. 과거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도 만기 연장이나 재약정 과정에서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수신금리 상승세는 더딘 모습이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초 연 2.80~2.85%에서 최근 연 2.90~2.95%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높여 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올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은행채 발행과 대기업 단기 자금 유입 등으로 조달 창구가 다변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채권금리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과 물가 전망이 동시에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시장금리에 반영되고 있어서다. 다만 이미 시장금리가 상당 폭 오른 만큼 금리 고점이 더 높아질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경우 성장과 물가 전망이 함께 높아지면서 금리에 상방 압력이 이어지는 국면에 있다"며 "금리 고점이 더 높아질 여지는 제한적이나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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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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