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시 호르무즈-홍해 열리면 선복과잉" 물거품
현재 해운운임, 역대급 고점… KCCI-SCFI 벌어져
중동정세가 일촉즉발로 흐르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따른 저유가·운임 하락의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유가가 오르고 각종 요인이 겹치면서 역대급 고점을 기록 중인 해운운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이란 종전에 따른 유가·물류비 하락만 기다리던 수출업계는 다시 비상에 걸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컨테이너 운임과 벌크선 운임은 역대급 고점인 상태다. 벌크선 운임의 지표가 되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달 29일부터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7일 기준 2875포인트까지 뛰었다.
세계컨테이너 운임의 지표가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주 연속 오르며 전주 3326.87포인트를 기록했고, 컨테이너선의 경우 중국이 아닌 부산항을 기준으로 하는 국내 지표인 KCCI가 SCFI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물류비 부담이 더 커지는 상태다.
이는 미국과 이란간 공습이 오가면서 종전협상은 물론, 60일간의 휴전도 불확실성이 커진 여파로 풀이된다.
해운업계는 해운운임이 이번 공습으로 운임 하락 기대감이 차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전선언을 하고 중동 지역이 안정화되면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이 늘어나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현재는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전날 해양진흥공사가 발간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가 컨테이너시장에 미치는 영향' 특집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해운조사 업체 클락슨 리서치는 홍해 우회가 올해 말부터 점진적으로 해소되는 시나리오를 적용하고 이 경우 전세계에서 12%가량의 선복 수요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홍해는 지난 2023년 6557만 TEU(1TEU는 20피트 표준크기 컨테이너 1개)의 물류가 이동하고 전세계 32.6%의 교역비중을 차지했으나, 같은해 11월 후티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2024년과 지난해엔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동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올해 초 일부 글로벌 해운사가 홍해 항로 재개의 기대감을 갖고 시범운항에 나섰으나 아직 정상화하지 못했다.
이에 해진공은 내년의 선대증가율이 7.9%에 이르고 물동량의 이동거리는 6%가량 줄어드는 요인이 겹칠 것을 전망하면서 "내년에 최근 시장이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공급 압력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군 중부사령부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이틀째 이란을 추가 공습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는 점점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전날에 비해 공습 범위가 확대됐고, "미국은 핵심적 국제 수역을 자유롭게 항해하는 상선과 민간인 선원을 상대로 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 이란에 책임을 묻고 있다"면서 이란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란도 반격하며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극단적인 물류비 상승에 일부 지자체가 나서서 수출물류비와 보험료 지원을 확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경상북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선박 운행 중단·해상운송 우회·항공운송 대체·해외 창고 보관 등 도내 기업 비용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수출물류비 지원 한도를 업체당 최대 2배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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