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일 서울 성수서 그랜저 팝업 행사

엔진 꺼도 미디어 사용 ‘스테이 모드’ 등

문맥 이해하는 ‘글레오AI’… 안전 최우선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그랜저 디자인 헤리티지가 전시돼 있다. 임주희 기자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그랜저 디자인 헤리티지가 전시돼 있다. 임주희 기자

"플래그십 모델은 고객이 직접 그 가치를 경험하고 인정해야만 진정한 의미를 갖습니다."

더 뉴 그랜저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이 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포멀 스퀘어에서 열린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 행사에서 던진 첫 마디였다. 현대자동차가 기술을 주제로 처음 마련한 팝업 스토어에는 완성차보다 이를 분해한 부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차체를 잘라낸 단면과 배터리 프레임, 전동식 에어벤트, 공력 부품들이 전시돼 있었고 그 앞에서 각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직접 기술의 원리, 개발 비하인드 등을 설명했다. 이곳은 자동차 전시장이 아닌 연구소를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이었다.

그랜저는 1986년 첫 출시 이후 현대차의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이번 팝업 역시 디자인보다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포멀 스퀘어에서 9~10일 이틀간 열린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신형 그랜저와 부품 등이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포멀 스퀘어에서 9~10일 이틀간 열린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신형 그랜저와 부품 등이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1층에서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2층에서는 주행 성능과 공력 기술, 3층에서는 플레오스 커넥트와 스마트 비전 루프 등 디지털 기술을 연구원들이 직접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신형 그랜저 2열 시트 프레임과 배터리 기술이 전시돼 있다. 임주희 기자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신형 그랜저 2열 시트 프레임과 배터리 기술이 전시돼 있다. 임주희 기자

흥미를 끈 곳은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시 공간이었다.

홍석현 배터리설계2팀 연구원은 "리클라이닝 시트와 통풍 시트를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적용하고 싶었지만 배터리와 시트 프레임이 서로 간섭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2열 시트 아래에 위치해 있다. 기존 가솔린 모델처럼 리클라이닝 기능을 넣으려면 시트가 움직일 공간이 필요했지만 배터리가 가로막았다. 연구원은 시트 프레임을 앞으로 37㎜ 옮기고 배터리 프레임을 슬림화하는 등 재설계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고 전했다.

신형 그랜저에는 엔진을 끈 상태에서도 공조와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까지 적용됐다. 홍 연구원은 "리클라이닝 시트에 기대 플레오스 커넥트로 콘텐츠를 즐기면 자동차가 이동 수단이 아니라 휴식 공간으로 바뀌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단순한 기술 나열 수준이 아닌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까지 설명했다.

2층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을 다듬은 흔적들이 이어졌다. 이곳에선 신형 그랜저의 플래그십 주행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주행 안정성과 공력 성능을 높이는 기술들이 소개됐다. 연구원들은 시동 진동을 제어하기 위해 '엔진 정지각 제어' 기술을 적용하고, 연비를 높이기 위해선 공기 흐름 하나까지 다듬었다는 설명을 쉬운 비유를 곁들이며 이해를 도왔다.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스마트 비전 루프'가 이전 '파노라마 선루프'와 비교 전시돼 있다. 임주희 기자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스마트 비전 루프'가 이전 '파노라마 선루프'와 비교 전시돼 있다. 임주희 기자

3층에서는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인공지능(AI) '글레오 AI' 시연이 이뤄졌다. 설명을 맡은 연구원은 기존 음성인식이 정해진 명령어만 수행했다면 글레오 AI는 사용자의 의도와 문맥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바람을 쐬고 싶다"고 말하면 창문을 여는 식이다.

다만 차량인 만큼 안전은 무엇보다 우선이었다. 박영재 음성인식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생성형 AI가 잘못된 명령을 수행하지 않도록 여러 단계의 '가드레일'을 적용했고, 안전과 직결되는 기능은 보수적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날 팝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배터리, 공력, 소음·진동(NVH), 사용자경험(UX), 공조 등 분야별 연구원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직접 설명했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어떤 실패를 거쳐 지금의 설계가 나왔는지'를 엔지니어의 언어로 풀어내자 숫자로만 보였던 기술이 하나의 개발 과정으로 다가왔다.

신차를 소개하는 행사를 넘어 현대차가 그랜저를 통해 축적해온 기술을 직접 보여주는 자리였고, 연구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연구소에서 직접 개발에 참여하는 것 같은 생동감을 주었다.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글·사진=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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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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