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익 전망 상향에 주가 하방 압력 완충

집값·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금융안정 리스크

신현송 "적절한 시기 금리 인상 필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관련해 올해 후반기에는 매도세가 잦아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코스피가 외국인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영향으로 큰 폭의 등락을 보였지만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과 자본시장 제도 개선 노력이 주가 하방을 제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 총재는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 주식 가격이 많이 올라서 외국인들이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올해 후반기에는 (외국인 매도세가) 좀 잦아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도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국내 주가의 추세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국내 주가의 추세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와 자본시장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한은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부는 자본시장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가 큰 폭으로 출렁인 데 대해서는 외국인 매매와 반기 말 수급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5월 이후 외국인 차익실현, 반기 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등의 영향이 가세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 변동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은은 "향후 주가는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및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 등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한은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AI 활용 영역,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로 상당 기간 확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AI 확산으로 연산 수요가 늘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주도권 선점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는 데다 높은 공정 난이도로 공급 확대가 제약되는 점을 감안한 판단이다. 다만 한은은 "AI 수익성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조정과 빅테크의 실물 투자 축소, 에너지 병목 등은 하방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신 총재는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신 총재는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됨에 따라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높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 총재는 "앞으로 물가는 중동 사태 진정에도 그간 높아진 비용 상승의 파급이 당분간 지속되고 수요측 압력이 커지면서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 총재는 "국내 금융 시스템은 대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에도 실물 경제의 성장세 확대와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 등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시장과 외환시장 변동성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신 총재는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함께 수도권 주택가격의 상승세 재확대 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증 위험 등은 불안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거래량도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장기 평균을 웃도는 증가세를 지속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율 환산 기준 10~15% 수준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가계부채 증가 압력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 불안, 개인의 레버리지(차입) 투자 가능성 등 관련 리스크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서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흐름을 주요 요인으로 봤다. 신 총재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때문에 달러가 강세"라며 "국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등의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여지도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신 총재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의 관련 질의에 "경상수지 흑자가 아주 큰 폭으로 누적되고 있다"며 "앞으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여지가 상당히 있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수급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 기초가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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