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지내다 몇 달 전 한국에 왔는데, 장 볼 때마다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듭니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스위스보다 체감상 장바구니 물가가 더 높게 느껴집니다.”

글로벌 기업 주재원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거주하는 스위스인 A씨는 한국 생활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비용으로 식료품을 꼽았다. 특히 과일과 유제품, 빵 등 기본 먹거리를 구매하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질 구매력을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식료품 가격 수준은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OECD 평균보다 낮지만 식료품 가격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9일 OECD의 구매력평가(PPP) 기반 물가 수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지수는 146으로 OECD 평균(100)보다 46% 높았다.

PPP 기반 물가 수준은 각국의 구매력을 반영해 국가 간 상대적인 물가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다. 한국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스위스(1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식료품 가격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식료품 물가는 높은 편이다. 일본은 121, 미국은 107이었으며 프랑스는 100으로 OECD 평균과 같았다. 독일(95.2)과 영국(91.4)은 평균을 밑돌아 한국과 최대 5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식료품 가격은 최근 3년간 OECD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에는 152로 이스라엘(155)에 이어 스위스와 공동 2위였고, 2023년에는 150으로 스위스를 제치고 OECD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지수가 146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스위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필수 소비재인 의복·신발 가격지수도 115로 OECD 평균을 웃돌았으며 교육비 역시 108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전체 소비 품목을 포괄하는 가계 최종소비(HFC) 물가지수는 78로 OECD 평균을 밑돌았다. 순위는 38개 회원국 가운데 23위였다.

이는 일부 품목의 물가가 높지만 주거(54.7), 교통(75.3), 여가·문화(80.7), 음식·숙박(93.6) 등 다른 소비 항목의 물가가 OECD 평균보다 낮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대형마트 식재료 코너. 연합뉴스
서울 대형마트 식재료 코너. 연합뉴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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