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사건 허위사실 유포 피해 입증 이동재 기자
개정 정통망법 시행 첫날 김어준 유튜브영상 신고
‘딴지방송국’ 채널 2020년 영상 불법정보로 겨냥
‘이동재, 정치인 비위 폭로 협박’ 취지 허위사실로
김어준 손배 판결…민주당 최강욱 벌금형 확정도
방미통위측 “시행 전 내용 소급적용 불가” 전언
이동재 “100만조회 넘긴 허위영상 아직도 유포”
“‘허위정보’ 판결 알고도 계속 유포, 기적의 논리”
온라인 대형 플랫폼에 ‘차별·혐오’, ‘허위조작’ 정보 자체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세칭 7·7법) 시행 첫날, 진보여권 진영의 ‘구독자 232만 유튜버’ 김어준씨(58)가 신고 대상이 됐다. 법원이 판단한 허위사실유포 유튜브 영상을 지금도 확산시키고 있다는 이유다.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으로 유튜브 활동 중인 채널A 출신 이동재(40) 기자는 8일 SNS를 통해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를 가리켜 “개정 정통망법 입법 취지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례’여서 (7일) 신고했다”며 “세상에 거짓과 선동만 있는 줄 알겠지만 잘못된 걸 하나하나 바로잡아가는 로망이란 게 있다. ‘100만배의 금융치료’는 아니어도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입법 취지에 맞게 그대로 적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00만배의 금융치료’ 등 강조 표현은 김어준씨가 지난 6일 유튜브에서 본인이 프랑스 파리에 개업한 ‘방드르디 구르망’ 한식당 자금 출처 의혹 제기와 국내 취재진의 방문을 두고 “내가 왜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겠냐”며 “(비자금 의혹 등 제기로) 1원의 손해를 끼칠 때마다 100만배로 금융 치료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가리킨다. 김씨는 자신의 주장을 비판할 수 있어도 “제가 동료, 동지들과 하는 사업을 건드리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동재 기자는 김어준씨의 다른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에서 2020년 4~10월 게시한 ‘다스뵈이다’ 영상 일부를 신고했다. 김어준씨가 “이동재가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라’고 협박했다”거나 “(이철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만 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공작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한 혐의를 제기했다.
7·7법은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플랫폼)에게 불법·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의무를 규정하며, 유튜브는 개정 법령에 맞춰 국가별 위법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 신고 절차와 창구를 정비해뒀다. 이동재 기자는 김어준씨를 신고하면서 “조회수가 100만회를 넘긴 이 영상들은 허위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아직도 피해를 주고 있다”며 “개정 정통망법 입법 취지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례”로 짚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판결도 나온 상태다. 2023년 7월 8일 서울동부지법 민사3단독(장민경 판사) 재판부는 이동재 기자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어준씨에게 ‘5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 중 김어준씨는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이 SNS에 올린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고 그대로 읽은 것이고 개인적 의견 표명이자 비평이었다”면서 허위사실유포 고의성을 부인했다고 한다. 최강욱 전 의원은 같은 사건 형사재판에서 지난해 7월 정통망법상 명예훼손으로 벌금 1000만원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최 전 의원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이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비판을 넘어 피해자를 향한 비방 목적을 인정할 수 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법조계에선 7·7법 시행 전 게시된 내용이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허위정보의 구성 요건이나 고의성 등이 광범위하게 인정될 여지가 있는지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반면 민영통신사 ‘뉴시스’는 이동재 기자의 김어준씨 신고 내용 관련, 7·7법 시행 이틀차인 이날 정부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측으로부터 “개정 정통망법 시행 전에 게재된 콘텐츠엔 해당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확인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동재 기자는 SNS에 추가 입장을 올려 “방미통위는 뭐하는 곳인데 (법원처럼) 대번에 판결까지 내리느냐”며 “(정부·여당의) 개정 정통망법 입법 취지가 ‘가짜뉴스 근절’인데, ‘김어준의 가짜뉴스’는 다른 사람의 가짜뉴스보다 ‘조금 더 평등’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조지 오웰이 소련 공산주의를 풍자한 소설 ‘동물농장’에서 지배층이 된 돼지들이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는 규칙을 만든 것에 빗댄 셈이다.
그는 “(신고 내용은) ‘소급 적용’이 아니다. 현재도 김어준의 허위정보가 새롭게 유통되고 있다. 방미통위는 7·7법 시행 이전 올린 허위사실은 계속 유포돼도 된다는 ‘기적의 논리’까지 발명했다”며 “오래 전 기소된 김어준은 본인과 최강욱 판결을 통해 (본인 발언이) ‘허위정보’임을 인식하고도 해당 게시물을 여전히 유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미통위는 이날 7·7법 규제 대상 플랫폼사로 ▲네이버 ▲카카오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 ▲디시인사이드(커뮤니티) ▲구글 ▲메타 ▲엑스 ▲틱톡 8곳을 꼽으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황이다.
방미통위는 불법·허위조작정보 기준을 마련하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방미심위)가 명목상 민간기구란 점을 내세워 “정부가 허위조작정보를 직접 판단하거나 검열하는 제도가 아니며, 방미심위의 행정심의 대상에도 허위조작정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플랫폼 과징금 부과 권한을 방미통위가 갖는다. 법원에서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동일한 정보를 알면서 2회 이상 반복 유포한 경우가 해당되며, 위반 정도와 사회적 영향, 고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소 500만원~최대 10억원’ 부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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