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중인 재판 개입”… 권력분립 원칙 정면 위배 지적
법적 근거 없는 ‘초법적 권한 남용’… 하명수사 변질 우려
검찰 내부서도 “사건기록 열람할 법적 근거 없다” 비판 가세
대북송금·대장동 등 대형 사건 7건 조사 두고 갈등 고조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 진상조사단의 활동을 두고 전직 검사장들이 법치주의를 흔드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홍승욱·김유철·신봉수 전 수원지검장과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8일 진상조사단 관련 지침과 규정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법치주의 원칙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독소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사건들이 상당수 재판에 넘겨진 상태라는 점을 들어, 조사단의 활동이 현행 사법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검장들은 성명에서 “조사 대상에 포함된 다수의 사건은 현재 법원에서 법리 공방이 진행 중인 사안들”이라며 “조사단이 이미 증언했거나 증언 예정인 관련자와 공소 유지 담당자를 조사하고 재판 자료를 별도로 검토하는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의 행위가 법원의 독립적인 판단과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조사단이 법적 권한을 넘어서는 초법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들은 진상조사단이 명목상 진상조사를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수사에 준하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는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되는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고 규정했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도 성명에 담겼다. 현행 규정상 법무부 장관이 조사단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구체적인 조사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조사단 활동이 특정 의도에 따른 ‘하명수사’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검장들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인권 보장과 미래 개혁이라는 명분 뒤에 숨은 법치주의 훼손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관련 지침과 규정의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이러한 지적은 외부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민아 서울고검 검사는 전날 내부망에 글을 올려 진상조사단이 사건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정당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수사 준칙 등에 따르면 조사단은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아 기록 열람·등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현재 검찰미래위가 조사를 진행 중인 사안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 개발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위례 신도시 개발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통계조작 의혹,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요 사건 7건이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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