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패색이 짙어진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낸 리오넬 메시가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아르헨티나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집트에 후반 79분까지 2골 차로 뒤지다 14분 만에 3골을 몰아넣고 3-2로 승리해 기적의 8강행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는 대회 2연패이자 통산 4번째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승리가 확정되자 메시는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이날 천당과 지옥을 오갔기에 더 값진 승리였다.
아르헨티나가 0-1로 뒤지던 전반 21분 메시는 페널티킥을 직접 얻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출 중요한 기회였는데 그의 슈팅은 이집트 골키퍼 모스타파 쇼베르에게 막혔다. 조별리그 2차전 오스트리아와 경기에 이어 메시가 기록한 대회 두 번째 페널티킥 실패였다.
경기 후 메시는 실축 당시를 돌아보며 "그때 페널티킥을 넣었다면 경기 흐름이 바뀌었을 거다. 우리가 잘하고 있었으니까"라면서 "페널티킥을 차는 방식, 그 자체가 마음에 걸렸다. 중요한 순간에 팀을 실망시켰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메시는 역전의 발판을 스스로 마련했다. 0-2로 밀려 패배 위기에 몰린 후반 34분 크로스를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머리로 배달해 추격 골을 도왔다. 역전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메시는 "그 골이 나오는 순간, 경기장 안 모든 이들이 마음속으로 '우리가 해낼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 느낌이 전해졌다"고 돌아봤다.
후반 38분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곤살로 몬티엘이 내준 패스를 메시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가 손 뻗어 쳐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공은 골키퍼 손과 크로스바를 차례로 맞더니 골라인을 넘었다.
메시는 "다행히 마지막에 특별한 뭔가를 할 기회가 나에게 남아 있었다. 동점 골을 넣을 수 있었고, 그건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안도감이자 큰 기쁨을 줬다"고 말했다.
마무리는 대표팀 동료들이 해냈다. 정규 시간이 모두 지난 후반 48분 아르헨티나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크로스에 이은 엔소 페르난데스의 슈팅으로 3-2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향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 팀은 항상 최선을 다해 경쟁한다. 절대 포기하거나 팔짱 끼고 물러서지 않는다"면서 "오늘도 투지와 자부심, 사랑,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증명했다. 우리 팀이 매일 이를 보여준다는 게 매우 행복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극적인 승리와 함께 대기록도 작성했다. 이번 대회 8호 골로 득점 단독 선두에 오른 메시는 자신이 보유한 월드컵 역대 최다 골 기록을 21골로 늘렸다. 앞으로 2골을 더 추가하면 1970년 게르트 뮐러(10골) 이후 단일 대회 두 자릿수 득점자가 된다. 역대 월드컵 단일 대회 최다 득점은 1958년 쥐스트 퐁텐이 기록한 13골이다.
월드컵 본선 9경기 연속 득점도 이뤄냈다. 2022년 카타르 대회부터 이어져 온 본선 연속 득점 기록을 이어갔다. 아울러 두 대회를 통해 토너먼트 6경기 연속골을 작성하며 최초의 기록을 썼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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