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반 가정서 양방향 충·방전 구현
고객 데이터 기반 서비스 모델 구축
현대자동차그룹이 일반 고객 가정에서 전기차와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Vehicle-to-Grid) 실증에 성공하며 국내 V2G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연구시설이 아닌 실제 생활 환경에서 충·방전이 이뤄진 것은 처음으로, 향후 전기차를 분산형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V2G 시범 서비스 참여 고객 가정의 충전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차량과 전력망 간 양방향 충·방전을 구현했다고 7일 밝혔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을 연결해 전력을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에는 차량을 충전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에는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다시 전력망으로 보내 전력 수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번 실증은 연구소나 제한된 시험시설이 아닌 일반 고객의 일상생활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아이오닉 9과 EV9 차주 40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며 충전 패턴과 배터리 사용 행태, 고객 수용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V2G 상용 서비스 모델과 고객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향후 새만금 인공지능(AI)·수소시티 등 V2G 기반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V2G가 본격 보급되면 전기차를 대규모 분산형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10㎾급 양방향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10만대가 동시에 1시간 방전하면 약 1GW 규모의 발전설비 또는 대형 ESS와 맞먹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2030년 약 42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V2G가 확대되면 전력망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전력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발전설비나 고정형 ESS보다 구축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기차가 전력시장 참여 주체나 분산에너지 자원으로 명확히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전력 거래 방식과 보상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산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V2G 상용화를 위해 제주 실증에 머물지 않고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규제 개선과 함께 전기차의 전력 시장 참여, 정산 · 보상 기준 등 법적 기반을 조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ju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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