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잇는 파이프라인 하루 900만배럴 확대 검토
이란 봉쇄 충격에 걸프국 대체 수출로 확보 나서
UAE는 이미 푸자이라항으로 원유 운송 라인 운행
이란에 나쁜 소식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해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홍해로 연결되는 원유 수송망 확대를 추진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며 원유 공급망이 흔들린 경험을 계기로 대체 수출로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동부 유전과 서부 홍해 연안 얀부 항구를 연결하는 동서 파이프라인의 수송 능력을 하루 최대 200만배럴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하루 700만배럴인 수송량을 900만배럴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사우디는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 주변 산유국들과 관련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규 파이프라인을 건설할지, 기존 시설을 증설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증설이 완료되면 사우디는 물론 걸프 지역 산유국들도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중동 원유 수출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된 만큼 지정학적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논의는 최근 전쟁 당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하루 최대 1200만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 따른 후속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통항은 일부 재개됐지만 물동량은 전쟁 이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영국 정치자문업체 하드캐슬어드바이저리는 “이번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얼마나 큰 위험인지 보여줬다”며 “사우디와 쿠웨이트, 카타르가 참여하는 새로운 수송망 논의는 이런 전략적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파이프라인 확충에는 수년에 걸친 공사와 수십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장기 사업이 될 전망이다.
걸프 국가들의 우회 수송망 확보도 빨라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푸자이라 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파이프라인을 운영 중이며, 수송 능력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한 추가 증설 공사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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