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근절을 위해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꾸린 합동대응단이 출범 1년 만에 중대 불공정거래 10여건을 적발·조치했다. 금융당국은 통신자료 요청 권한 신설, 원금 몰수 대상 확대, 인공지능(AI) 기반 시장감시 체계 도입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 제재 권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거래소에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1주년 운영성과 점검 회의'를 열고 지난 1년간 성과와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합동대응단은 지난해 7월 30일 금융위·금융감독원·거래소가 함께 참여하는 조직으로 출범했다. 출범 당시 36명이던 인력은 올해 1월 62명으로 늘었다. 상반기 추가 보강을 거쳐 6월 말 현재 90명 규모로 확대됐다.

합동대응단은 거래소의 이상거래 탐지와 신속심리, 금융위의 강제조사, 금감원의 일반조사를 연계해 '신속심리→즉시조사→필요시 공동조사'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슈퍼리치 장기 시세조종, 증권사 고위 임원의 내부자거래, 상장사 공시담당자의 미공개정보 이용 등 10여건의 사건을 적발·조사했다.

대형학원장·병원장 등이 거액의 자금과 수십 개 차명계좌를 동원해 상장사 주식을 장기간 시세조종한 사건에서는 15명이 검찰에 고발·통보됐다. 증권사 고위 임원이 업무상 알게 된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를 반복적으로 이용하고 지인에게 전달한 사건도 적발돼 관련자 8명이 검찰에 고발되고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시담당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에서는 검찰 고발·통보 이후 과징금 10억8000만원이 부과됐다. 언론사 기자들이 특정 종목에 대한 호재성 기사 보도 전 주식을 매수하고, 보도 후 주가가 오르면 매도한 선행매매 사건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향후 불공정거래 조사·제재 권한을 강화할 계획이다. 증거인멸 방지와 정보 전달 경로 파악을 위해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 권한 신설을 추진하고, 원금 몰수·추징 규정 적용 대상을 기존 시세조종에서 미공개정보 이용과 부정거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3분기 중 발의될 예정이다.

AI 기반 시장감시 체계도 고도화한다. 거래소는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AI로 탐지하고 이를 매매 양태와 결합해 분석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AI가 탐지 조건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사건분석 AI 에이전트'도 도입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으면 누구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없다"며 "합동대응단이 강력한 원팀으로 뭉쳐 자본시장의 정의를 실현해달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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