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과 포트폴리오 전략 결실… 상반기 영업익 지난해 연간 실적 이미 넘어

B2B·HVAC·webOS·구독 성장축 안착… “근원적 경쟁력으로 미래 준비”

류재철 LG전자 CEO. LG전자 제공
류재철 LG전자 CEO. LG전자 제공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LG전자가 역대 최대 2분기 실적을 거두며 류재철(사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의 ‘수익성 기반 성장’ 전략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기업간거래(B2B) 확대와 플랫폼·구독 사업 육성, 원가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 작업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생활가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webOS 플랫폼, 구독 사업 등 고수익 사업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며 류 CEO가 제시한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략이 통했음을 보여줬다.

LG전자는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 23조8297억원, 영업이익 1조5788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 146.9%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기록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47조5569억원, 영업이익은 3조2525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478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실적 개선은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 확대를 비롯해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해외 에어컨 판매 증가, 전장 사업 성장세가 견인했다.

여기에 webOS와 구독, 온라인 등 고수익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며 수익구조를 개선했고, 사업 전반의 원가 경쟁력 강화 노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 환급에 따른 일회성 수익도 일부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회사는 설명했다.

사업부별 성장도 뚜렷해지고 있다. 생활가전(HS)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과 볼륨존 제품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상업용 세탁기와 빌트인 가전 등 B2B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컴프레서와 모터 등 부품 사업 역시 로봇 액추에이터까지 영역을 넓히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은 올레드 에보와 마이크로 적·녹·청(RGB) 등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전장(VS) 사업은 높은 수주잔고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사업 확대를 통해 LG전자의 대표적인 B2B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냉난방공조(ES) 사업도 유럽을 중심으로 한 폭염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투자 확대에 힘입어 미래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실적은 류 CEO가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경영 전략이 실제 숫자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류 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근원적 경쟁력 확보’와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 ‘수익성 기반 성장’을 핵심 경영 키워드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전장과 HVAC 등 B2B 사업, 구독과 webOS 플랫폼 등 논하드웨어(Non-HW) 사업, 온라인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워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류 CEO는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는 지난 몇 년간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왔다”며 “어떠한 경쟁에도 이기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수익성 기반 성장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류 CEO는 또 품질·비용·납기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어떠한 경쟁 환경에서도 이길 수 있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EO 직속 혁신 조직을 신설하고 제조 경쟁력과 원가 구조 혁신, 제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 5월 열린 취임 후 첫 전사 타운홀 미팅에서도 류 CEO는 ‘문제를 드러내고 이기는 실행’을 핵심 경영철학으로 제시했다. 그는 “같은 사안이라도 관점에 따라 개선의 기회가 될 수도, 현실 안주가 될 수도 있다”며 냉철한 현실 인식과 빠른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문제의 크기가 개선의 크기”라며 “안 되는 이유보다 될 방법을 찾고, 작은 수습보다 큰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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